백두대간과 분리된 환경서 발견

산양 성체 모습. 회갈색 털에 등 부위의 검은 줄무늬가 꼬리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한국산양보호협회 제공

대구에서 멸종위기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산양은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멸종위기 I급이며 설악산과 DMZ 등 강원권에 주로 서식하는 산양이 지리적으로 완전히 격리된 대구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대구과학관 연구팀은 생물자원 연구를 위해 대구지역 일대를 조사하던 중 비슬산 자락에서 산양으로 추정되는 우제류의 배설물과 털, 서식 흔적을 발견했다.

유전자분석을 의뢰한 결과 산양으로 밝혀졌다.

배설물 형태로 볼 때 성체와 새끼의 것으로 명확히 구분돼 가족 개체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구 주변 산이 경사가 급하고 암석 지대가 많아 산양이 서식하기 적합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북지역 산양 서식지는 백두대간과 연결된 청송의 주왕산까지만 확인된 상태다.

대구지역에서 채집한 산양 분변 사진.

연구팀은 대구의 경우 사실상 낙동강과 고속도로 등에 의해 지리적으로 완전히 단절돼 있어 이번 발견이 갖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립대구과학관은 이번에 발견된 산양이 과거부터 대구에 살아온 고유 개체군인지, 다른 서식지로부터 이동해온 개체군인지 유전자형 분석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

여기에 배설물 발견 지점에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 산양의 실제 모습 촬영하고 주변 산들에 대한 추가조사를 통해 대구 산양의 서식 범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김주한 관장은 “전국적으로 1000여 마리에 불과한 산양은 세계자연보전연맹도 취약종으로 등재한 국제적인 보호종”이라며 “개체 수 증가와 서식 범위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혀다.

또 “기존 산양 서식지들이 백두대간과 연결된 지역인 반면 대구는 백두대간과 분리된 지역이라 이번 산양 서식지 확인은 학술적으로도 연구가치가 높다”고 덧붙였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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