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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의 촌철살인] 김사부가 존재하는 조직과 국가는?
[이재영의 촌철살인] 김사부가 존재하는 조직과 국가는?
  • 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학 박사
  • 승인 2020년 02월 17일 16시 4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18일 화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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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법정대교수·정치학 박사
경남대 교수·정치학 박사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석규가 열연하는 김사부는 어떤 인물인가? 언변 때로는 무술로 조폭을 제압한다. 수술 실력은 신의 경지에 올라 있다. 돌담병원의 실제적 리더로서 구성원들을 끝까지 책임진다. 돈을 초월해 환자를 돌보는 등 정의감도 상상 이상이다. 반대자도 능력과 인품으로 자기편을 만들어 버린다. 김사부 캐릭터에 시청자는 열광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현 사회가 이와 반대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시청자 자신의 마음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김사부가 대신해 주기 때문이다. 과연 김사부 같은 사람이 활약하는 조직이나 국가가 정의로울까?

조직에서 김사부와 같은 만능맨이 존재하면, 구성원들은 그 사람의 능력과 인품에 감화되어 자연적으로 복종한다. 반대하던 사람도 시간이 지날수록 길들여지고 1인을 중심으로 단단한 조직체가 형성된다. 점점 더 모든 면에서 1인에게 의존하고 복종하게 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사고나 행동에서 자유를 박탈당하고 1인의 지시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1인이 사라지면 그 1인을 대체할 능력자가 없으므로 조직은 붕괴하거나 퇴보하게 된다. 더불어 반대집단의 생성과 결속을 부추겨 집단 간 극한 대립을 조성하기도 한다. 이순신과 원균이 대립하던, 그리고 이순신 파직 후 조선 수군이 사례가 된다.

국가에서 김사부와 같은 사람이 존재한다? 일단 만능맨의 존재는 불확실성에서 출발한다. 경제위기, 사회불안, 안보문제 등과 같은 상황이 전개되면 국민은 카리스마적 리더를 원하기도 하고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때 1인의 리더가 출현하기도 하지만, 2인 이상의 리더가 나타나기도 한다. 1인 리더는 국민의 공통관심사가 1인으로 수렴되는 경우이고, 2인 이상은 공통관심사에 대한 해법이 이념과 방법에 따라 갈라지는 경우이다. 전자는 히틀러가 대표적 실례이다. 후자는 현재 우리나라 상황이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에 따라 해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결정원리는 사라지고 극한 대립만 반복되는 것이다.

집단의 가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슈퍼리더십(Super leadership)이 필요하다. 단계별로 일정한 판단과 결정 능력을 가진 리더가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게 되면 최고리더 1인이 사라지더라도 다음 리더가 지위를 승계하기 때문에 조직은 유지된다. 능력별로 다른 업무와 권한 범위를 가지기 때문에 극한 대립을 생성하는 파벌 싸움은 줄어든다.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1인 리더에 대한 지지가 절대적이지 않고 1개 정당에 연속적으로 정권을 몰아주지 않아야 히틀러형 전체주의나 일본형 민주적 독재가 출현하지 않는다. 양측에 존재하는 두 리더에게 과도하게 매달리지 않아야 국민이 자신에게 주어진 통제권을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 2’에 대한 열광은 시청자가 자신과 주인공을 동일시하는 현상으로 보면 된다. 사람들은 드라마와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주인공이 악을 무찌르고 정의를 세우면 자신이 쾌감을 느낀다. 특히 자신이 현실에서 할 수 없는 활약을 할 때 쾌감은 더욱더 커진다. 김사부는 일반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트리플 보드(Triple Board) 외과 의사로서 종횡무진 활약할 뿐만 아니라 행동도 정의롭다. 돌담병원 식구들은 이러한 김사부를 존경하고 따른다. 김사부 신드롬은 딱 ‘동일시 후 나타나는 현상’까지다. 사회현상을 고발한다는 시사점이 있지만, 현실에 접목될 수 있는 발전적인 그 무엇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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