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SNS 등에 의협 권고사항이라며 나돌아
"의학적 근거 없는 내용" 일축

코로나19 국민수칙. 질병관리본부 제공

걷잡을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시민들의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따듯한 물을 마시면 예방된다, 빨래를 햇빛에 말리면 좋다’ 등 확실치 않은 정보와 루머가 사실처럼 떠돌고 있었다.

위의 내용은 SNS를 중심으로 ‘대한의사협회(의협) 권고사항’이라는 제목으로 공유되는 내용의 일부다.

최근 1달가량 국내 확진자 수가 대폭 증가하면서 바이러스 정보와 생활수칙을 담은 게시물이 퍼져나가고 있다.

공유된 글에 따르면 “바이러스 크기가 큰 편이라 보통 마스크로 걸러지며 콧물이나 객담이 있는 감기나 폐렴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따듯한 물을 마시는 행동은 면역력을 높이는 일반적인 건강 상식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따뜻한 물을 마시면 몸의 체온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체온이 오르면 면역력이 강해진다.

또 강한 면역력은 바이러스 감염에 비교적 덜 치명적이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코로나19와 밀접한 관계는 없다.

게다가 우리 몸은 체온 등을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항상성이 있어 따듯한 물 한잔으로 체온을 쉽게 올릴 수도 없다.

이와 관련 의협 관계자는 “콧물이나 가래가 있으면 코로나19 감염이 아니라고 단언하고 바이러스가 열에 약하므로 뜨거운 물을 마시라는 등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대국민 권고라는 제목이 붙어 공신력을 더하는 이 내용은 의협이 만든 것이 아니며 틀린 내용이 대부분이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인터넷에는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기에 마스크를 넣고 돌리면 소독 효과가 있다. 마스크에 알코올을 뿌리거나 햇볕과 바람에 말린 뒤 재사용해도 된다’ 등과 같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많다.

결론적으로 일회용 마스크는 재사용하면 안 된다. 열이나 알코올 때문에 마스크 필터 구조가 망가질 가능성이 크고, 표면의 정전기가 사라져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오전, SNS에는 “춘해보건대 김희진 총장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이 급속히 퍼졌다.

자신을 가정의학과 전문의라고 밝힌 그는 “온도가 70∼80℃까지 올라가는 헤어 드라이기를 사용하면 바이러스가 모두 죽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또한 김 총장을 사칭한 제3자가 작성한 ‘가짜 뉴스’였다.

김 총장은 가정의학과가 아닌 소아과 전문의로 해당 글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고온 다습한 상황에 취약하다는 과거의 연구 결과에서 파생된 주장인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온도·습도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아직 관련 연구 결과가 충분하지 않다.

앞서 WHO도 “(고온의) 핸드 드라이어에 손을 말리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살균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낮 최고기온이 30℃를 넘나드는 싱가포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다는 점에서 아직 온도의 영향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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