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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설] 마스크 '공적 판매'
[삼촌설] 마스크 '공적 판매'
  •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 승인 2020년 02월 26일 16시 1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27일 목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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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확 늘어난 지난 24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한 대형마트 앞 인도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이곳 점포에서는 1000명에게 30장 씩, 3만 장의 마스크를 판매했는데 순식간에 동이 났다.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 마스크를 사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도 허다했다.

“줄 서서 마스크를 사는 모습을 봤다. 이런 때에 마스크가 없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예전에 마스크를 살 때는 묶음으로 개당 800~1000원 정도였는데 요즘엔 4000이라고 한다. 빨아서 써도 괜찮다고 하지만 없으니까 빨아 쓰는 것이다. 판매나 유통하시는 분들도 이득을 남기셔야 하지만 지금은 마스크를 국민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잘 유통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개그맨 박명수 씨가 2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마스크 품귀’ 현상에 대해 한 말이다.

마스크 품귀가 예견된 상황에서도 정부는 그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기는 커녕 마스크를 중국에 가져다 바치기 바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대구지역에서는 의료진들까지 마스크 부족으로 하루에 한 개를 끼던 마스크를 이틀, 사흘 쓴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에 따라 덴탈·보건용 마스크를 포함한 ‘HS코드(무역거래 상품분류 코드)’ 수출 실적을 분석해 봤더니 이달 하루 평균 중국으로 수출한 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8배, 수출물량으로는 88배나 폭증했다. 국내 생산 마스크 대부분이 중국으로 수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건 위생과 의료의 가장 기본적인 물품인 마스크 하나 제대로 수급조절을 못하면서 어떻게 바이러스를 막나”라는 말이 나온다. 온 국민이 아우성을 치고서야 정부는 ‘마스크 공적 판매’라는 대책을 내놨다. 마스크 업체 생산량의 50% 이상을 우체국이나 농협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국민에게 보급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조치를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했다. 늦어도 너무 늦은 희한한 뒷북 정책이다. ‘마스크 공적 판매’라니, 공산주의 배급경제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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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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