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심각한 내수침체를 겪는 경북·대구가 무역 전망마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발발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지역 기업들의 교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18일 발표한 올해 2월 지역 수출입 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장기간 침체를 이어가던 경북·대구 수출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경북 수출액은 일 년 전보다 1.9% 증가한 29억3100만 달러, 대구는 10.2% 증가한 5억8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경북은 2018년 10월 0.1% 증가 이후 21개월 만에, 대구는 지난해 1월 6.5% 증가 이후 13개월 만에 월별 실적 증가를 나타냈다.

하지만 무역협회는 전 세계 수요 회복이나 지역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아닌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월 설 연휴에 따라 조업일수가 대폭 감소했기 때문에 올해 수출실적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자동차 부품과 산업기계 수출이 전년 대비 각각 0.8%, 15.3% 감소했고, 경북 전체 수출에서 20% 이상 차지하는 철강 수출도 11.6% 줄어 주요산업경기 또한 녹록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 실적은 중국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의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지난달 대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4.5% 급감했고, 경북은 10.8% 감소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수입 실적은 대구가 34.3%, 경북이 29.7%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대구는 대중국 수입에서 와이어하네스(-28.0%), 자동차부품(-73.1%), 정밀화학 원료 등 품목(-30.7%) 수입이 크게 줄었다.

경북은 철강판(-36.5%), 자동차부품(-22.5%), 기계류(-36.7%), 반도체(-4.5%) 등 주요수입품목이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사태는 지역 기업에 대한 부정적 파급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원활한 수출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협회 김승욱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전 세계 경제는 공황에 비견될만한 급격한 위축을 맞고 있는데, 실물 경제에서 금융에 이르기까지 긍정적 신호를 찾기 어렵다”며 “중국에 상당한 의존도를 가진 지역 경제가 지난달 실적에 큰 영향을 받은 것에 이어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판데믹)으로 향후 교역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피해가 컸던 경북·대구 수출기업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금융 직접 지원 등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며 “기업 차원에서는 장기적으로 중국에 집중된 글로벌 밸류체인 재구성을 통해 위험을 조기에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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