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확산

안동의 권모(27)씨는 코로나 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얼마전 친구들과의 만남을 화상통화를 통해 가졌다. 사진은 권모씨가 가진 화상통화를 캡쳐한 모습.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직접 대면을 피하고 화상통화 기능을 활용한 모임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람 사이의 접촉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사회에 정착되면서 스마트폰 화상 모임 등의 사회적 풍경도 바뀌는 추세다.

안동에 사는 권 모(27) 씨는 얼마 전 특별한 술자리를 가졌다.

평소 자주 모임을 하던 친구들이 있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자주 만날 기회가 줄어들자 각자의 집에서 영상통화를 통해 4명의 친구가 모인 것이다.

각자 마시고 싶은 술을 사서 스마트폰을 앞에 두고 그룹 영상통화로 친구들의 안부를 살피고 스마트폰의 화면을 통해 건배하니 친구들과 만나서 술자리를 가지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이 됐다.

권 씨는 “최근 사회 분위기상 코로나 19에 감염이 될까 봐 밖에서 술자리를 갖기도 걱정이 되고 친구들의 안부도 궁금해 호기심으로 화상 모임을 가져봤는데 뜻밖의 좋은 경험이 됐다”며 “종종 이런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IT기기의 화상통화 기능은 직장의 업무 풍경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로 순환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한 모(33) 씨는 요즘 그룹 콜 기능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사무실로 출근을 할 때에는 직장 동료와 함께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를 할 수 있었지만 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할 때에는 일일이 전화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할 방안을 찾은 결과였다.

지금은 사무실 내의 동료들도 회의실 내의 좁은 공간을 벗어나 각자의 자리에서 그룹 콜을 이용해 회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 씨는 “업무에 대한 의견을 공유해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특별한 장비 없이도 방안과 사무실 내 개인 공간에서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동료들을 만나지 않고서도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에 적응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편하게 일을 하는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하다”고 말했다.

가족 간의 소통도 스마트 폰이 대신해 주고 있다.

올해 3살과 2살의 손주를 둔 안동에 사는 김 모(58) 씨는 손주들의 재롱이 보고 싶으면 스마트폰을 펼친다.

가족이 참여하고 있는 밴드에 아들 내외가 손주들의 재롱을 동영상으로 찍어 매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동영상을 보고 난 뒤에도 손주들의 재롱이 눈에 아른거려 요즘에는 매일 화상통화를 하고 있고 한다.

한동네에 살고 있지만 손주를 보고 싶은 마음에 직접 만나면 혹시 모를 감염에 서로 우려가 되고 요즘 사회적 분위기상 서로 만나지 않는 편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집이 가까워 자주 찾아가 손주들을 돌봤지만 지금은 혹시 모를 전염 때문에 웬만하면 아들네를 가기가 꺼려진다”며 “요즘 같은 분위기에 서로 마주하지 않는 것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는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료제가 얼른 개발돼 마음 놓고 손주를 보러 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 역시 대학의 경우 지난 16일 지역의 일부 대학이 개강을 하면서 당분간 수업을 사이버 강의로 대체함에 따라 학생들도 노트북이나 PC 앞에서 수업을 듣고 화상 모임을 가지고는 추세다.

마리아 반 케르크호베 WHO신종질병팀장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세계보건기구(WHO)의 마리아 반 케르크호베 신종질병팀장은 지난 20(현지시각) 언론브리핑을 통해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물리적 거리두기라는 표현을 쓰는 걸 들었을 것”이라며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방안으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물리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라는 표현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바이러스 전파 예방을 위해 사람들로부터 물리적 거리를 두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그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가족과 사회적으로 단절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술이 매우 발전해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 않으면서도 여러 방법으로 계속 연결돼 있을 수 있다”며 “인터넷과 다른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계속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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