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날아가는 시대에도 끊임없는 갈등·좌절

김강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아시아).

단편소설 ‘우리 아빠’로 제21회 심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강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아시아)을 펴냈다.

경북 포항에서 의사로 활동 중인 김강 작가의 이 소설집에는 심사 당시 “발랄한 상상력에 현실의 질감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는(구모룡·홍기돈 문학평론가, 방현석 소설가) 평을 받은 ‘우리 아빠’를 포함해 모두 9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이라는 소설집의 제목은 ‘화성 개척단’에 지원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수록작 ‘그대, 잘 가라’에 나오는 문장을 변용해 가져왔다.

작품집에 수록된 다수의 작품들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상상력을 선보이면서도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발붙이고 사는 사람들의 내면을 선명하게 담아냈다.

우주로 날아가는 이벤트가 그리 낯설지 않은 시대에도 사람들은 한없이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갈등하고 좌절한다.

독자들은 이 작품집에 수록된 소설들을 읽어나가며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이라는 문장 뒤에 올 수 있을 많은 예문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제21회 심훈문학상 당선작인 김강의 ‘우리 아빠’는 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인구 감소로 인해 국가가 정책적으로 나서서 2030년부터 ‘우리 아빠’의 정자와 ‘우리 엄마’의 난자를 수정해 ‘우리 아이’를 생산해 사회에 편입시킨다는 상상은 다소 엉뚱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국가권력이 생명을 관리하면서 벌어지는 문제는 현재 철학계에서 ‘생명정치’란 이름으로 대두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며, 작가는 국가권력의 작동과 계급 재생산의 방식을 매끄럽게 결합시킴으로써 발랄한 상상력에 현실의 질감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홍기돈 문학평론가도 “김강은 아나키스트의 자리에서 권력의 작동 구조를 파악한다. 나름의 사상으로 무장하고 기존 체제를 낡은 것으로 규정, 이와 선 굵은 대결을 펼치는 작가가 김강이라는 것이다. 대다수 신진작가들이 일상사의 세목 가운데 입지점을 마련해 나가는 현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는 그들과 변별되는 김강만의 커다란 미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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