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연맹에 '공론화' 제안…"선수 동의 없는 삭감은 반대"
연맹, 합리적 해법 모색 약속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당초 지난 2월 29일 시즌 개막하려던 프로축구 K리그가 2개월 가까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선수연봉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지난 14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시즌 개막 지연에 따른 선수연봉 삭감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17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연봉 삭감 논의를 제안했다.

이어 18일에는 “선수협이 결론을 내리더라도 선수 개개인의 생각이 다른 만큼 어떤 경우에도 선수 동의 없는 삭감과 강요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연맹도 이 같은 선수협의 제안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연맹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대를 기록하고, 한국의 경제성장률 역시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전 세계적 경기침체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축구 산업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각국 리그가 중단 또는 개막 연기 상태가 되면서 입장수입과 스폰서수입·중계권료 등 각종 수입의 급격한 감소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실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이탈리아 세리에A·독일 분데스리가 등 유럽 축구리그의 상당수 구단과 선수들이 연봉 줄이기에 동참했으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은 선수단과의 협의를 통해 연봉의 70% 삭감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K리그 역시 올해 개막 연기에 따른 매출손실이 지난해 K리그 전체 매출의 약 15%에 해당하는 약 575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모기업이나 지자체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추가로 감소될 것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연맹은 이러한 상황에서 선수협이 먼저 연봉삭감에 관한 협의를 제안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합리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선수협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선수협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축구계도 유럽 빅리그를 중심으로 선수들의 계약 안정성 문제가 떠오르고 있지만 먼저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연봉삭감 문제는 선수들 마다 생각이 다른 만큼 어떤 경우에도 개별 선수 동의 없는 삭감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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