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지역 역사 끌어안은 생활 터전 추리고 엮어

포항의 숲과 나무.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소 회장 저.
포항지역의 숲과 나무의 이야기를 엮은 ‘포항의 숲과 나무’가 출판돼 독자들을 만난다.

포항지역학연구소 이재원 회장이 지은 이 책은 지난해부터 경북일보에서 연재된 ‘경북의 숲’ 가운데 포항지역의 숲만 추려서 따로 엮은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숲은 단순히 나무들이 모인 공간이 아니라 생활과 휴식, 역사와 종교 그리고 문화의 종합적 공간이다.

따라서 포항의 숲은 기나 긴 지역의 역사를 안고 있는 생활의 터전이며 급격한 도시화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적 해결책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숲과 나무가 오늘날 각 지자체에서 조성하는 도시공원의 원형이자 향토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소중하게 가꾸고 보존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항 구석구석에 숨어서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살아남은 숲과 나무를 찾는 여정은 향토사와의 연결고리를 찾으면서 더욱 소중한 경험이 됐다”며 “우리가 터를 잡고 살기 훨씬 이전부터 살아온 숲과 나무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고 했다.

2년간의 땀과 노력으로 이뤄진 이 책은 단순히 숲의 위치와 지명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숲과 마을, 역사 그리고 포항이 지나온 시간과의 관계를 친근한 문장으로 풀어내어 읽는 사람에게 향토사와 더불어 지역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되고자 발행된 것이다.

사진 또한 남다르다. 지자체나 단체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한 장 한 장 직접 찾아가 나무와 숲을 남겼다.

그의 이런 작업에 대해 경북생명의 숲 상임대표는 “고장의 구석구석을 의미 있게 간직하기 위해 미련하고도 우직하게 임하는 열정에 따뜻한 응원을 보낸다”며 “이재원 회장이 하는 작업은 현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해야 하는 책무의 하나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 김남일 본부장도 “포항지역의 정체성을 마을에서, 마을 중에서도 마을 숲에서 찾고자 하는 지역 사랑과 틈틈이 직접 찾아가 사진을 남기고 이야기를 채록하는 현장 정신에 존경을 표한다”고 감상을 전했다.

한편 저자 이재원은 국악과 판소리 등 우리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 이어가는데 오랜 시간 공을 들였으며, 현재 포항지역학연구소 회장으로 포항의 이야기를 지역학이라는 학문의 위치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