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모의평가 줄연기…대입전략 수립 차질 불가피
전문가들 "크게 의미 부여말고 차분히 대응해야" 조언

중3, 고3 학생이 온라인 개학을 한 9일 청주시 서원구의 한 고3 수험생이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의 개학등교가 또다시 일주일 연기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일주일 연기 자체로는 대입 준비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당사자들은 심리적 타격이 크며 올해 입시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1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여파로 고3 들의 등교개학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13일 개학등교가 예정돼 있었으나 20일로 미뤄진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이 같은 상황인 만큼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차분히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교육부가 올해는 물론 내년도 학사일정을 고려할 때 더 이상 개학등교를 미룰 가능성이 낮아 동요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험생들과 수험생들을 둔 학부모들은 초조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당장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태원 사례에서 보듯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수 있으며 아무리 방역 대책을 세워도 학교 안전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만약 감염이 될 경우 치료가 늦어 지거나 대입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학생들 간 서로 책임을 묻고 원망하는 일어 날 수 있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 학부모는 “수험생인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감염시키거나 반대의 경우 해당 아이가 견딜 수 있겠는가”라며 “감염 자체도 무섭지만 이후 해당 아이가 대입까지 걸려 있는 상황에서 견뎌야 할 상처가 너무 크다”고 전했다.

등교개학 이후 대입 일정이 너무 빠듯해 대응하기 쉽지 않은 것도 근심을 더하고 있다.

14일 예정이었던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력평가가 미뤄졌고 이마저도 제대로 실시 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만약 이번에도 개개인이 시험을 치고 전국 단위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어 대입 전략을 세우는데 차질이 불가피하다.

등교 이후 곧바로 중간고사를 치러야 하며 중간고사 이후에 곧바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가 예정돼 있는 것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행평가, 수시모집 지원을 위한 학생부 관리도 병행해야 하는 등 사실상 다음 달에 모든 것이 결정 날 수 있는 초조함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험생 A군(18)은 “현 상황에서 정시모집은 재수생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수시모집에 모든 것을 건 뒤 안되면 재수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체념한 듯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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