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 학사일정 고려해 추진

코로나19 사태로 등교개학이 5번이나 미뤄진 끝에 20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 개학이 시작되지만 등교 개학에 대한 논란은 끝이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등교 개학을 3월 2일에서 같은 달 9일·23일, 4월 6일로 연기한 바 있으며, 4월 9일로 네 번째 개학을 연기하면서 등교 대신 사상 초유의 학년별 순차적 온라인 개학을 도입했다.

이달 초 코로나19 신규 확산세가 주춤해지자 13일 고3을 시작으로 순차적 등교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우려가 고개를 들자 등교 개학을 일주일 또 연기했다.

원래 개학일이던 3월 2일 이후로 따지면 79일 만에 개학하게 된 셈이다.

학부모나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등교 개학 연기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지만 교육부가 등교 개학을 추진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역설적으로 언제 끝날지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올가을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기한 등교를 미루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대학 진학을 해야 하는 고3은 올해 수시모집을 위해 학교 생활기록부를 채우고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려면 5월에 등교해야 학사 일정에 차질 없다. 등교가 더 미뤄지면 대학 입시 일정이 모두 꼬이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취직을 앞둔 특성화고생의 취업 지도도 원격수업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맞벌이·한부모 가정의 자녀 돌봄이 한계치에 다다랐고 교우 관계를 통한 인성 교육이 어렵다는 점, 기초학력 부진 우려가 있다는 점도 등교 개학을 추진한 배경이 됐다.

교육부도 고3을 시작으로 27일부터 예정된 고2 이하 학년도 방역 방안을 마련해 예정대로 등교 개학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역별·학교별 상황에 맞게 학생을 분산시키면 생활 방역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도시, 농촌 간 상황이 달라 교육부 차원의 등교 개학 후 일률적인 방역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으나 각 시·도 교육청별로 방역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14일 임종식 교육감이 긴급 브리핑을 열어 중학교 16학급 이상, 고등학교 25학급 이상인 과대 학교의 1· 2학년은 학년 단위 격주제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은 학생들은 매일 등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등교 개학과 관련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학부모들과 방역 전문가들은 수십명의 인원이 밀폐된 공간에서 수 시간 머물러 있어야 하는 교실은 코로나19 전파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등교 후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학생들이 ‘조용한 전파자’가 돼 가정 등 지역사회에 코로나19 감염을 확산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4일 시작한 등교 개학을 미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9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23만2000명이 동의해 청와대 답변요건(20만명 동의)을 훌쩍 넘겼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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