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한국당 합당 지지부진

미래한국당 초선 당선인들 및 사무처 당직자들이 미래통합당과의 조속한 합당을 요구한 21일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도부와 긴급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
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30일 이전 ‘조기 합당’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21대 국회 개원 전 모(母) 정당인 통합당과 조속한 합당을 이루겠다고 공언한 한국당이 정작 물밑에서 합당 지연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에 몰두하면서, 통합당조차 기대를 슬슬 접는 모습을 보여서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20일) 저녁 21대 국회 초선 당선인들과 만찬에서 미래한국당과 “최대한 빠른 합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이런저런 핑계가 자꾸 나와 조만간 합당하는 결론이 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이는 합당에 대한 미래한국당의 미온적인 태도에 에둘러 아쉬움을 표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통합당 내에서도 안 되면 6월 초 정도에만 합당을 마무리하자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한국당은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조기 합당’을 당 입장으로 홍보하고 있다.

한국당 조수진 수석대변인은 오전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이달 29일까지 통합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밖으로 전해지는 한국당 내 상황과는 거리가 상당히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최근 소속 당선인들과 ‘맨 투 맨’ 접촉을 통해 “합당은 반드시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한국당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배규한 전 공천관리위원장도 당선인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비슷한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합을 앞둔 입장에서 개원 후 독자정당으로서 지도체제를 구성하고 국회 원 구성에도 참여한다면 합친 이후에도 정치적 지분 등을 확보하기 유리하다는 계산에 따른 셈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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