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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설] 문화재는 공공재
[삼촌설] 문화재는 공공재
  •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 승인 2020년 05월 27일 16시 3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5월 28일 목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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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는 공공재(public goods·公共財)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를 이용하거나 누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공공재는 시장의 가격 원리가 적용될 수 없고,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도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비배제성의 속성을 갖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재화나 서비스는 사람들이 이것을 소비하면 다른 사람이 소비할 기회를 줄여 사람들 사이의 경합관계에 놓이게 되지만 공공재는 사람들이 소비를 위해 서로 경합할 필요가 없는 비경쟁성의 속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국방이나 경찰 소방 공원 도로 등과 같은 재화 또는 서비스가 공공재에 해당하는데 민족의 공통된 정서와 가치가 있는 문화재도 공공재로 봐야 한다.

최근 간송미술관이 재정난으로 소장하고 있던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 2점을 경매에 내놨다.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전 재산을 들여 수집해 후손들이 소장하고 있던 문화재 중의 보물이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는 두 불상은 한국 불상의 특징과 변천을 보여주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여러 가지 재정 문제로 인해 부득이하게 내놓게 됐다고 한다. 이들 문화재는 간송이 일제 치하에서 일본이나 미국 등 외국으로 반출될 수 있었던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보국충정으로 모은 것이다. 결코 사리사욕을 위해 수집하지 않은 간송의 소장품이 경매에 나온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간송미술관은 그간 ‘지원 받으면 간섭도 받는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재정난이 심해지면서 ‘사립미술관’ 등록을 했다. 미술관 등록으로 대구미술관과 수장고 신축에 국비와 지방비를 지원 받게 됐다. 그럼에도 그간 누적된 적자와 2년 전 전성우 이사장 타계 이후 상속세 문제 등으로 재정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에서는 불상 2점을 판다고 해도 거액의 상속세를 막는데 역부족일 것이라 한다.

사설 박물관의 문화재가 사유재산이라지만 보물이나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단순한 문화재가 아니다. 국가가 관리해야 할 전 국민의 공공재다. 정부가 구매하거나 상속 문제를 적극 해결해 사사롭게 거래되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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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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