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서비스

[삼촌설] 약수골 불두와 개금
[삼촌설] 약수골 불두와 개금
  •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 승인 2020년 06월 03일 17시 2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6월 04일 목요일
  • 1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주 남산 약수골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불두. 불두의 오른쪽 뺨과 귀 부분에 개금(금칠을 한)의 흔적이 보인다.
경주 남산 약수골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불두. 불두의 오른쪽 뺨과 귀 부분에 개금(금칠을 한)의 흔적이 보인다.

경주 남산 약수골에서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불상의 머리(불두·佛頭) 부분이 발견됐다. 이목구비와 동글동글하게 말린 나발(부처의 머리털)이 선명하고, 미간에 구슬이 박혀 있던 백호 구멍이 나 있을 뿐 아니라 수정 구슬까지 한꺼번에 출토됐다. 오뚝한 콧날과 선명한 입술, 반쯤 감은듯한 눈매와 둥근 턱선이 어우러져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이다.

약수골에는 통일신라시대의 머리 부분이 떨어져 나간 불상이 있다. 주변에는 불상이 올려졌을 사각의 상대석과 하대석도 흩어져 있다. 이 불상의 주변을 정비하기 위해 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박방룡)이 발굴을 하는 과정에서 획기적 발견을 한 것이다. 지난 2007년 남산 열암곡에서 발견된 완전한 통일신라 마애불상만큼이나 이번 발견은 흥미진진하다.

약수골 석조여래좌상은 통일신라 후기의 불상으로 석굴암 본존불상처럼 항마촉지인 상이다. 왼손은 펴서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하고 오른손은 무릎 아래 땅을 가리키는 형상으로 싯다르타 태자가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되는 순간의 모습이다.

통일신라 석불좌상의 불상을 놓는 대좌는 대부분 팔각형인데 비해 이 불상의 대좌는 사각형(방형)으로 조각됐다. 이러한 사각형의 대좌는 최근 경주 이거사지 출토품으로 알려진 청와대 안 녹지원 석불좌상과도 같은 형식이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에 발견된 불두의 오른쪽 뺨과 귀 부분 등에 명확하게 남아 있는 금분이 칠해진 개금(蓋金) 흔적이다. 불두를 발굴한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이를 계기로 통일신라 석조불상과 마애불의 개금과 채색 여부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와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다.

오래 전 경주시 양북면 용당리의 감은사 터 옆 마을에서 나고 자란 향토사 연구가 고 최용주 선생이 지금은 짙은 회색의 돌탑인 국보 제112호 감은사탑이 흰 회칠을 한 흔적이 있고, 탑에 채색을 했을 것이라 했다. 어릴 때 탑에 올라가 비로 쓸어 청소를 하다 보면 표면의 흰 회칠이 떨어져 나왔다는 것이다. 신라의 탑이 지금처럼 돌탑이 아니라 회칠 위에 화려한 색깔이 칠해졌을 것이란 주장이었다. 이번 불두의 발견을 계기로 신라 시대 불상이나 불탑의 개금에 대한 연구도 더욱 깊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논설주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