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뭉게구름이라도 한 번 베어보겠다는 듯이 깎
아지른 절벽 꼭대기에서
수수억 년 벼르고 벼르던 예각의
날선 돌멩이 하나가 한순간, 새카만 계곡 아래 흐르는
물속으로 투신하는 걸 보았네
여기서부터 다시 멀고 험하다네
거센 물살에 떠밀려 치고 받히며 만신창이로 구르고
구르다가
읍내 개울 옆 순댓국밥집 마당에서
다리 부러진 평상 한 귀퉁이를 다소곳이 떠받들고 앉
아 있는 닳고 닳은 몽돌까지
<감상> 흔히들 칼을 빼었으면 무라도 자르라고 했듯이, 돌도 날을 벼르기를 수수억 년 뭉게구름을 베어보겠다는 작심을 했던 모양이다. 자신의 내면을 다지지 않았다면 평생 절벽에 매달려 있었을지 모른다. 작심하는 순간은 어렵고, 행동하는 순간은 더 어렵고, 꿈을 이루는 순간은 더 멀고 험하다. 꿈과 멀어진 사람들이여! 만신창이가 된 돌이 평상 한 귀퉁이를 떠받들고 있는 몽돌이 되는 순간을 보라. 지금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발전하는 내 모습을 발견해야 할 시점이다. (시인 손창기)
- 기자명 이덕규
- 승인 2020.06.07 16:39
- 지면게재일 2020년 06월 08일 월요일
- 지면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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