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전경.
속보=한국관광공사와 대구시가 의료업계 종사자들의 반발(본보 9일 자 2면)에 따라 코로나19 봉사자 초청행사를 취소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본 행사인 ‘드론쇼’ 진행 여부는 관광공사에서 재차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대구시와 행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봉사자 위로행사는 드론 300대를 동원한 쇼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오는 23일 이월드에서 ‘덕분에 챌린지’ 상징인 손 모양을 드론으로 표현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드론을 조정해 코로나19 사태 수습에 노력한 의료진과 봉사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의료인과 의료인 가족 등 코로나19 대응에 힘쓴 봉사자들을 초청하는 행사가 걸림돌이 됐다.

애초 ‘드론쇼’만 기획했던 관광공사와 이에 협조했던 대구시는 위로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을 포함한 봉사자들의 초청행사를 추가했다. 봉사자 약 500명을 ‘드론쇼’ 행사에 초청해 위로의 뜻이 담긴 선물을 증정한 후 이월드 주차장에서 쇼를 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5일 지역 내 의료업계에 ‘코로나19 대응 봉사자(의료진 등) 격려 이벤트 참여 대상자 명단 제출 요청’ 공문을 보냈다. 기관별로 ‘드론쇼’ 참여대상자 명단을 작성해 오는 12일까지 회신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대구지역 거점·전담병원 노조 대표자회의’는 “코로나19 의료진이 느끼는 파견 의료진과의 차별과 박탈감을 대구시가 먼저 나서 소통하고 해결해주길 원했으나 대구지역 전담병원 의료진의 처우에 대한 요구에 남의 일처럼 떠넘기며 소통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드론쇼를 준비한 것에 분노와 실망감을 느낀다”며 위로행사 취소와 코로나19 2차 유행 대비를 촉구했다.

이에 대구시는 해명자료를 발표한 후 관광공사와 협의해 봉사자 초청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잠정 합의했다.

대구시는 해명자료를 통해 위로행사 추진과정에서 관광공사 실무진 요청에 따라 참석자 파악 공문을 발송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 될 때까지 행사를 보류하자는 뜻을 관광공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에 고생한 의료진을 위하고, 당사자가 오지 못하면 가족이라도 초청해 위로의 마음을 전달하려 했던 것이 행사 취지였다”며 “공문에 적힌 500명 정도는 희망자가 많을 경우를 가정해 참여가 가능한 최대 인원을 설정한 것이지 행사에 참여를 강요하는 내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드론쇼’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관광공사가 단독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관광공사와 대구시의 협조요청에 응한 이월드 측은 위로행사 자체에 대한 반발이 불똥으로 튈 수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월드 관계자는 “관광공사와 대구시 협조요청에 따라 장소와 봉사자들에게 전달할 2000만 원 상당의 자유이용권을 준비했었다”며 “초청행사가 취소돼 장소만 제공하면 되는 상황인데, 사회공헌목적으로 협조했다가 행사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되려 이월드를 향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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