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노래방기기 등 '집콕' 제품 판매 급증

24일 오전 이태원 관련 확진자가 방문한 대구 달서구 한 코인노래방이 문을 닫은채 손님의 발길이 끊겨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집 밖이 무서우면 안 나가면 되죠…집에서 놀아도 충분히 재밌어요”

최모(30)씨는 얼마 전부터 여가 시간을 집에서 보내기 시작했다.

평소 1인 캠핑, 자전거 타기 등을 취미 생활로 해왔지만 이제는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비디오 게임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숙지지 않는 데다가 급격히 더워진 날씨까지 겹친 탓이다.

최씨는 “노래방이나 피시방을 출입하려면 QR코드를 찍는 등 번거로운 점도 많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면서 자연스럽게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즐길거리를 찾기 시작했다”면서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해 마음 맞는 친구들만 있으면 주변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충분히 재밌게 놀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노래방, PC방 등 밀폐된 공간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따라 취미 생활과 코로나19 감염예방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집콕족’이 늘고 있다.

집콕족이란 ‘집’에 ‘콕’ 박혀 있는 사람들(족)‘의 줄임말로, 감염병 등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집안에서만 머무르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실제로 최근 가정용 노래반주기, 게임타이틀 등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G마켓 운영사 이베이코리아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5월 12일~6월 11일) 노래반주기, 노래방책, 블루투스 마이크 등 가정용 노래방 기기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노래목록이 적힌 노래방책이 113%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노래반주기와 마이크 판매도 각각 94%, 95% 늘었다.

또 미러볼 등 노래방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조명기기도 같은 기간 동안 100% 더 팔렸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PC방 관련 제품들도 인기다.

소프트웨어 게임타이틀과 고성능 그래픽 성능을 갖춘 게임전용노트북 판매가 각각 72%, 58% 늘었다.

오랜 시간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이밍의자는 무려 201% 급증했다.

이 밖에도 집에서 가족,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국민 보드게임’으로 불리는 ‘부루마블’ 등 일반 게임의 판매는 29%, 윷놀이 등 민속놀이와 우봉고 등 퍼즐게임도 각각 75%, 127% 증가했다.

골프 스윙 연습용품들도 같은 기간 100% 느는 등 골프 연습장을 찾지 않고 집에서 연습하는 사람들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여가로 즐겼던 여러 종류의 ‘방’들이 집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최근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이 다중이용시설에 의무 도입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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