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2020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는 현재 전세계를 강타 중인 코로나 19의 전세계적 대유행(pandemic)을 선언하였다. 코로나19는 전염력이 폭발적이고, 아직 해결책이 없는 신종 감염병이다. 전문가들은 5개월에서 10개월만에 종식되었던 사스나 메르스와 달리 코로나19 사태는 길게는 2년 후에나 종식될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가장 잘 대응한 성공적인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TIME지는 한국이 도시봉쇄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코로나19에 대응했던 이유를 한국 정부의 경쟁력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코로나19 위기관리 초동 대응상 문제점도 여러 측면에서 지적할 수 있다. 발생 초기에 중국발 입국통제 등 초동대응의 실패를 우리 정부 위기대응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감염원이 거기 있고, 거기서 계속 병원체들이 들어왔다. 입국을 막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른바 ‘창문 열어놓고 모기 잡는’ 형국이었다. 다음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이다. 또한,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고도 구하지 못했던 초기의 마스크 대란은 국가에 대한 신뢰 및 위기대응 역량의 문제를 노출했다. 이는 초동대응 위기관리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이번 우리나라 코로나19 사태는 지난 메르스 사태를 통해서 배운 ‘정보공개’의 원칙이 잘 작동했다. 매일 발표되는 질병관리본부의 정보공개 및 팩트 체크는 한국형 방역 성공의 큰 축이 되었다. 특히, 코로나19 초기봉쇄 조치에는 실패한 우리나라가 2차 완화 대응조치에서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켜준 높은 국민의식과 의료진의 희생정신과 높은 역량, 선진화된 의료보험 체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미국과 이탈리아,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벤치마킹할 위기관리 모델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는 필연적인 숙명적 사건이지만 이후의 상황은 사회적이다. 진단키트나 백신 개발 같은 과학적 대책만으로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미국 뉴욕시에서는 사망자의 약 62%가 흑인과 히스패닉이었다. 이들은 미국 사회에서 경제적 취약계층이다. 미국은 감염을 막기 위해 각 주마다 집으로 대피하라는 조치를 내렸지만 집 없는 사람이 수십만명이다. 위태롭고 불안한 삶을 지탱해줄 사회안전망 확보와 불평등 완화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핵심 과제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은 약자에게 더 고통을 준다.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지탱해줄 안전망을 확보하고 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혜택 분배,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기업, 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 구축이 요구된다.

코로나19는 올겨울까지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지난 스페인 독감의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역시 앞으로도 재유행이 계속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상황은 현재 정부의 역량을 점검하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우리는 코로나19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 크게는 보다 세련된 방역체계 구축부터 ‘안경에 김 안 서리게 마스크 쓰는 요령’에 이르기까지 값진 경험치를 얻었다. 코로나19로부터 얻은 많은 교훈을 통해 최고의 감염병 위기관리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보다 신뢰받는 정부의 구축, 국제사회의 공조 거버넌스 구축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최고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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