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1453명 대상 조사…해외연수 대신 온라인 수강 등 주목

대학생 현장실습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학을 맞은 대학가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언택트’(비대면·비접촉)가 생활 속에 자리 잡으면서 방학 기간 주된 활동이었던 아르바이트와 해외여행·연수, 학원 수강 등을 포기하고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한 자기계발과 취미, 온라인 강의 수강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업정보 사이트 캐치가 대학생 회원 14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름방학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67%가 여름방학 계획에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

경북대를 다니고 있는 A 씨는 “해외 교환학생을 가서 여행 겸 연수를 하려 했지만 상황이 어렵게 됐다”며 “사람이 몰리는 곳은 불안해 친구들끼리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여행지를 골라 국내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동대에 다니고 있는 B 씨는 아르바이트 대신 자기계발에 매진하기로 했다. B 씨는 “여름방학 기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벌려고 했지만 코로나 19로 채용 규모가 너무 줄어 자격증 공부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남대 학생 C 씨는 학원 수강을 포기하고 온라인 강의를 듣기로 했다. C 씨는 “어학원을 다니며 외국어 실력을 키우고 싶었지만 최근 학원가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걸 보니 겁이 난다”며 “교재와 온라인 강의로 집에서 독학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비접촉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학생도 있다.

경일대를 다니고 있는 D 씨는 “코로나19가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여주고 있다”며 “자격증 준비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준비와 같이 자기계발을 하는데 집중도를 높일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구대를 다니는 E 씨도 “명함이나 커스텀 신발을 만드는 취미가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여기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었다”며 “주변과 적당한 사회적 거리가 생기면서 스스로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시간을 보낼 기회가 많아졌다”고 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의 경우 우리가 초연결 사회에서 살아왔다고 한다면 지금은 코로나19로 인간과 연결이 줄어든 과소연결 사회에 살고 있다”며 “하지만 젊은이들이 그렇다고 해도 우리 삶의 본질적인 부분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지속하는 한 대학생들의 ‘언택트’ 생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언택트’ 삶의 장·단점을 경험해 본 대학생들이 생활 양식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 상태의 중간 지점인 ‘제3의 자리’로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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