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아르떼 플라멩코’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포항문화재단 제공
집시의 영혼이 깃든 플라멩코가 포항의 한 여름밤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심장’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전통적인 플라멩코가 지난 3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해 포항시청 대잠홀로 관객을 찾아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처음 공연을 한 ‘아르떼 플라멩코’는 스페인 세비야 플라멩코를 사사한 이혜정이 이끄는 단체로 10년 넘게 한국 플라멩코에 수많은 최초를 만들어가며 작품의 폭과 깊이를 더했다.

마스크를 끼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관람석 불이 꺼진 후 무대에 등장한 원초적인 생명을 암시하는 사막 스크린을 배경으로 ‘사막혼례’ 플라멩코 안무와 춤에 숨을 죽였다. 침묵 속에 펼쳐진 이혜정 리더의 ‘생명의 힘’을 함축한 안무는 아득한 태초의 생명을 잉태하는 심연으로 빠져들게 했다.

이어서 발 구르기와 손뼉치기의 정통 플라멩코가 펼쳐져 관객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올레!’로 화답을 했다. 리더 이혜정 해설이 공연의 깊이를 더했다.

지난달 31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아르떼 플라멩코’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포항문화재단 제공
리더인 이혜정은 국내 뮤지컬과 오페라 작품의 안무 감독과 해외 아티스트와의 작품을 함께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무용가로 현재 국내 최고의 플라멩코 뮤지션 기타리스트 황이현, 퍼커션 설호종, 보컬 김지선과 함께 팀을 이뤄 스페인 전통 플라멩코 형식과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포항공연은 박수(palmas)와 발구름(zapateado)만으로도 어깨를 들썩이게 되는 플라멩코 기타와 첼로, 타악기와 깐떼(cante)의 목소리까지 스페인의 자유롭고 열기 넘치는 플라멩코 콘서트를 감상하는 색다른 기회가 됐다.

플라멩코는 노래, 춤, 연주(기타)에 의해서 이뤄진다. 최초에는 노래와 손뼉치기(박수: palmas)가 주요 연주 수단이었고 기타는 그 이후에 추가됐으며 발구르기도 이 시기에 시작된 것이다. 현대의 플라멩코는 베이스 기타와 까혼(cajon)이라는 북처럼 생긴 눕혀놓고 올라앉아 연주하는 타악기 등의 악기가 추가됐다.

플라멩코라는 말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불꽃을 뜻하는 Flama에서 비롯된 하류층(下流層)의 은어로서 ‘멋진’, ‘화려한’을 뜻했던 것이 집시음악에 쓰이게 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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