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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숙 시인, 등단 27년만에 첫 시집 ‘늦은 나들이’ 펴내
진용숙 시인, 등단 27년만에 첫 시집 ‘늦은 나들이’ 펴내
  • 곽성일 기자
  • 승인 2020년 08월 13일 19시 2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8월 14일 금요일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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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경북지회 직전회장 역임
진용숙 시인 시집 ‘늦은 나들이’ 표지.

분황사 주춧돌을 밟고가는 가랑잎 따라
가을을 보냅니다

왕조의 흥망을 다 알고 있는 산천초목도
오늘은 성자처럼 말이 없습니다

탑을 지키는 돌사자마저
역사의 수레를 커다란 원으로 돌려놓는

결코 천 년은 저문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천년을 채워가고 있었습니다

(시 ‘가을편지-분황사’ 전문)

전 경북일보 문화부장 진용숙 시인이 시집 ‘늦은 나들이’(시와 표현)를 펴냈다. ‘늦은 나들이’는 시인이 등단한 지 27년 만에 펴낸 첫 시집이다.

“평생 한 권의 시집만 갖겠다”는 고집을 버리지 않았던 시인이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그동안의 작품들을 정리하면서 새 옷을 입히는 작업도 병행했다.

이번 시집에는 제1부 ‘지귀(志鬼)의 노래’, 제2부 ‘토끼풀을 뽑으며’, 제3부 ‘닮은 인생’, 제4부 ‘늦은 나들이’ 등 4개의 소제목으로 나누어 서정성을 띤 작품 73편을 실었다.

천 년 은행나무 발치에 앉아
해종일 유정한 설법이나 들었으면 좋겠네

세상 걱정일랑 봄꿈처럼 접어두고
꽃 같은 말씀이나 들었으면 좋겠네

또 천 년 넘어가는 발원의 나무 아래서
나 평생 묵언으로 산들 무슨 근심 있으리

(시 ‘내가 하고 싶은 것’ 전문)

1993년 ‘문학세계’를 통해 등단한 진용숙 시인은 경주문협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언론과 문화, 사회활동에 치중하면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서정시를 창작하면서 시의 본령을 탐구하고, 서정의 근원에 천착하면서 창작 활동을 해왔다.
 

진용숙 시인

시인이 발굴하는 서정의 진앙점은 서정시의 본질과도 같은 것으로 에밀 슈타이거(Emil Staiger)가 말한 회감(回感), 혹은 상기(想起)라고 하는 작용에 의존하고 있다. 시인의 작품 중에서 서정적인 울림을 강하게 지니는 작품들은 모두 이러한 회감의 작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시인의 시적 주제나 대상은 대체로 어머니와 관련된 것, 혹은 시간의 축적이 생성하는 서정과 시간의 흐름이 야기 하는 상실감, 내면의 풍경을 풍부하게 해주는 외적 풍경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시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황치복 교수(서울과기대)는 “진용숙 시인의 시적 매력과 특징은 지금 여기에 없는, 그리움의 대상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닌 어머니의 이미지가 ‘흰빛’의 색채 이미지로 조형되면서 맑고 정갈한 상징을 빚어낸다”고 했다.

진용숙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경북지회 직전회장을 역임했으며 전 경북여성문화예술인연합회장, 한국문화선양회위원, 한국문협, 경북문협, 경주문협 회원, 동해남부시, 문맥 등 각 동인회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2017년 포항시 양성평등상 수상, 제5회선덕여왕 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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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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