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이인수 교수
18세기 귀족들이 오랜 시간 동안 카드 게임에 열중하기 위해 빵과 빵 사이에 고기나 채소를 넣어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이 바로 ‘샌드위치’다. 이 효율적인 음식은 열량이나 영양도 뛰어나다.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에너지를 얻는데도 이 샌드위치 방식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밝혔다.

포스텍 화학과 이인수 교수, 통합과정 장선우씨, 슈만 듀타(Soumen Dutta) 박사 연구팀은 물 분해를 촉진해 수소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샌드위치 구조 촉매’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미국화학회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지에 최근 발표됐다.
NiFe-LDH 2D-Pt을 이용한 HER (수소발생) 도해
‘수소연료전지’는산소(O₂)와 수소(H₂)가 물(H₂O)을 생성하는 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적 발전(發電)장치이다. 최근 수소전기차가 출시되고 가정에도 수소연료전지가 보급되면서, 수소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NiFe-LDH 2D-Pt 형성과정의 TEM 이미지
태양광이나 풍력에서 얻어지는 잉여전류를 사용해 물을 분해하고 수소를 생성하는 방법은 고순도의 수소 연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장 쉬우면서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방법은 생산 효율이 낮고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물 전기분해를 통해 생산되는 수소연료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수소발생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활성·고안정성 전기화학 촉매의 개발이 필요하다.
NiFe-LDH 2D-Pt의 HER (물분해 수소발생) 기작
백금(Pt)은 수소생성 반응에 가장 적합한 촉매 물질로 여겨져 왔지만, 물 분자에 대한 낮은 친화도와 이에 따른 느린 물 분해 속도 때문에 알칼리 전해질 조건에서 이뤄지는 상업적인 공정에 적용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물 분해반응을 촉진하는 금속-수산화물을 백금 나노입자와 결합하려는 많은 시도가 이뤄졌으나, 백금·금속-수산화물 계면의 불안정한 특성으로 인해서 촉매의 내구성이 크게 저하되는 또 다른 약점을 노출하게 된다.

연구팀은촉매의 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향상하기 위해서 2차원 형태의 백금·금속-수산화물 계면을 설계했다. 수 나노미터(nm) 두께의 박리된 니켈/철-수산화물 표면에 약 1nm의 백금층을 성장시키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다공성 2D-백금-나노판 사이에 2D-니켈/철-수산화물-나노판이 끼어 있는 샌드위치 형태의 2D-2D 나노하이브리드 물질을 합성하는 데에 성공했다.

합성된샌드위치 촉매는 넓은 2D-2D 계면에 걸쳐서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는 금속-수산화물과 백금 사이에서 상호보조적인 촉매 효과가 일어난다. 이때 기존의 촉매 물질(20%-Pt/C)에 비해서 6배 이상 높은 활성을 나타냈으며, 50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물 분해 수소생산 과정에서도 활성의 감소 없이 촉매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를 주도한 이인수 교수는 “샌드위치 촉매는 탄소 지지체를 사용하지 않는 물질 중에서 가장 높은 알칼리 용액 수소 발생 촉매 활성을 지니면서도, 불과 3~5시간 정도에서 안정적인 유사 전기화학 촉매보다 크게 향상된 내구성을 보이는 촉매 물질이다”며 “경제성 높은 수소 생산공정을 개발하는 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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