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의 고통을 눈치채지 못할 때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 있네

혹독한 풍우에 쓰러져
무지하고 무차별한 세상의 돌팔매에 피투성이가 될 때
하늘 같은 위로와 덮개가 되어주는 사람 있네

아무도 나의 절망을 이해하지 않고 내 사랑 내 삶이
삭정이마냥 말라비틀어질 때
눈물이 되어주는 사람 있네

내가 사랑에 목마르기 전에 사랑하고 나보다 먼저
나의 별이 타오르기를 기다려주는 사람 있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있네
어머니.


<감상> 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기도하는 분이 있었네. 교회나 절에 다니지 않고 오로지 태양신을 믿는 게 그분의 종교였네. 그분은 밤에 보름달이 뜨면 소원을 비는 때가 많아졌네. 아들 자취방에 와서는 장판 속에다 종이돈은 넣어두고 눈물을 흘리며 떠난 분이었네. 정작 본인의 가죽 지갑은 없었네. 무자비한 세상에서 출세와 돈을 바라지 않고 자식이 순탄하기만을 기도하였네. 좋은 옷 한 벌 입거나 좋은 곳으로 여행하기 전에 먼저 별이 되어 자식을 비춰주고, 바람과 햇살이 되어 떠돌고 있다네. 녹두꽃같이 때에 맞춰 피어나고 열매를 영글게 하면서 정작 껍질로 남은 그 이름, 어머니.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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