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BC카드 매출액 분석해보니

대구지역 BC카드 매출액 변동 현황. 대구경북연구원.
2월 19일 대구에서 코로나19 31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확산세가 커졌는데, 대구지역 카드 매출액 비중이 가장 큰 BC카드의 2월 넷째 주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주 913억8500여만 원보다 40.5% 떨어진 543억9100여만 원에 그쳤다. 노인 요양시설, 노래방, 백화점, 네일샵, 여관업, 음식점, 학원 등 대면 접촉이 많거나 소비자 밀집도가 높은 생활밀착형업종의 매출액이 급감했다. 대신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가 재편됐다.

다행히 코로나19 환자가 줄면서 생활밀착형 서비스업 매출 감소 속도 둔화세가 보였다. 4월 첫째 주 BC카드 매출액이 663억8200여만 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한 수준이다. 처음으로 20%대의 하락률을 보인 것이다.

5월부터 정부가 전 국민에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나타났다. 5월 셋째 주부터 신용·체크카드에 포인트 충전이 이뤄지면서 소비가 일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3.2%만 감소한 것이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일자리경제연구실장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외에 대구시가 별도로 4월부터 45만여 가구에 가구당 50~90만 원씩 긴급생계자금을 지급했는데, BC카드 매출액에 잡히지 않은 수치까지 고려하면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상승해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하는 지역 소비자 심리지수를 봐도 그렇다. 2009년 월별 통계자료가 작성된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저조한 72.2를 기록했지만, 5월에 74.6으로 소폭 반등한 이후 6월 81.6, 7월 84.2, 8월 87 등 4개월 연속 꾸준히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 개별지수를 합성해 산출한 것으로 100보다 작으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의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6월 셋째 주부터 BC카드 매출액 감소 폭이 커졌다. 전년 동기 대비 12.4% 떨어졌고, 7월까지 14~18%대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을 보였다. 여름 휴가의 정점인 8월 첫째 주 소비가 다시 일어나면서 매출액 감소 폭이 줄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세가 다시 불거진 8월 넷째 주에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전인 5월 둘째 주(-22.1%) 수준과 비슷한 -20.4%까지 떨어졌다. 1일부터 시민 1인 당 10만 원씩 지급하는 대구희망지원금도 3~4주 이내에 소진되면 BC카드 매출액은 잠시 널뛰기를 하다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경북의 BC카드 매출액 추이도 대구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임규채 실장은 “정부나 대구시가 소비 진작이나 격려 차원에서 주는 지원금은 3~4주 정도 내에 소진되면서 단기적인 효과만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선의 경기회복은 방역이며, 방역을 통해 안정적 소비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 소비는 금방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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