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요즘 유튜브 방송, SNS 등을 통해 불확실한 정보가 쉽게 확산됨에 따라 사회적 혼란을 유발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게 되고, 익명성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악의적 비방이나 욕설 등이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고사성어에 삼인성호, 증삼살인, 중구삭금(衆口鑠金), 적훼소금(積毁銷金), 적참마골(積讒磨骨)이 이란 말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옛날에도 경계해 왔던 것인데 스마트 기기가 발달한 지금 완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란 여러 사람이 입을 모으면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위(魏)나라 혜왕과 중신 방충의 대화 속에 나오는 말이다. 위나라는 조나라에 태자와 그 수행원으로 중신(重臣) 방총을 볼모로 보내게 되었다.

방충은 조나라로 떠나기 전에 왕을 알현하고 아뢰기를 “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겠습니까?” 하니 왕은 믿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다. “만약 두 사람이 같은 말을 한다면 믿겠습니까?”하고 물으니 왕은 여전히 믿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다. 만약 세 사람이 같은 말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으니 믿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방충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 사람이 같은 말을 하면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됩니다.(夫市之無虎明矣 然而三人言而成虎)” 자신이 없는 사이에 비방하는 자가 있을 것을 염려하여 한 말이었다. 왕은 어떤 비방도 스스로 보고 듣지 않은 것은 믿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다.

그러나 태자와 방총이 조나라로 떠난 뒤 곧 방총을 비방하는 자들이 나타났고, 왕은 방총을 의심하게 되었다. 결국 뒤에 태자는 돌아올 수 있었으나 방총은 귀국하지 못했다. 이로부터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되풀이 하면 믿게 된다는 삼인성호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다.

증삼살인(曾參殺人). 증자가 노나라의 비읍에 있을 때, 비읍 사람 가운데 증자와 이름과 성이 같은 일족이 있었는데, 그가 사람을 죽였다. 어떤 사람이 달려와 증자의 어머니에게 “증삼이 사람을 죽였답니다.”하니 증삼의 어머니가 “내 아들이 사람을 죽일 리가 없소.”하고는 태연하게 베 짜는 일을 계속했다.

얼마 후에 다른 사람이 와서 또 “증삼이 사람을 죽였답니다.”하여도 여전히 태연하게 베를 짰다. 다시 얼마 후 다른 사람이 달려와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때서야 증삼의 어머니는 베 짜는 북을 던지고 나왔다고 한다.

증삼의 현명함과 어머니의 신뢰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이 같은 말을 하자 어머니조차도 살인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증삼살인’이란 말이 ‘삼인성호’와 같은 뜻으로, 헛소문 거짓말도 여러 차례 반복되면 사실처럼 되어버리고, 근거 없는 말이라도 여러 사람으로부터 여러 번 들으면 곧이듣게 된다는 뜻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와 비슷한 말로 뭇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는 뜻의 중구삭금(衆口鑠金), 험담이 쌓이면 뼈도 녹인다는 뜻의 적훼소골(積毁銷骨), 참소하는 말이 쌓이면 뼈도 갈아버린다는 적참마골(積讒磨骨)이 있다.

여러 사람의 입이 정말 무섭다는 의미와 함께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나같이 사실이 아닌 것을 왜곡시켜 사회에 혼란을 초래하게 만들거나 일시적으로 사실을 묻어버리고자 하는 나쁜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진실이 밝혀지고 나면 세상은 이미 바뀌어 버렸고, 책임질 특정인도 없어진다.

‘광우병’이 참(진실)이 아니었듯이 거짓말이나 참언도 촛불이나 태극기를 들면 더 무서워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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