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열린 ‘한국게이츠 사태 해결을 위한 대구시청 앞 노숙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대구 달성공단 한국게이츠 대구공장 노동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공장 폐업과 해고에 반발하며 대구시청 앞에서 무기한 노숙 농성을 시작했다.

한국게이츠 공장 정상화를 위한 대구지역범시민대책위와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금속노조 한국게이츠 지회는 8일 오전 11시 30분께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쇄된 공장을 정상화하고 노동자 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24시간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달성공단에 있는 한국게이츠 공장의 전 직원 147명이 지난 6월 26일 회사의 일방적인 폐업 선언 후 해고된 지 73일이 넘어가고 있다”며 “회사 측이 법원에 제출한 공장 출입금지 가처분신청이 오는 22일 예정돼 있지만, 대구시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구시의 적극적인 중재를 촉구했다.

이어 “회사 측은 남아있는 노동자들에게 공장출입 금지 가처분신청과 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통한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며 “이는 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악용해 투쟁의 의지를 꺾어버리고 압박하겠다는 악질 자본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게이츠는 지난달 7일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청에 공장 폐업으로 해고된 노동자 등 총 28명을 상대로 출입금지 등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과 함께 배상액 5000만 원을 청구했다. 한국게이츠가 폐업을 통보하자 일부 노동자들이 반발하며 공장 내 농성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생산공장 재가동을 통해 고용을 보전하는 방안, 원청업체인 현대자동차를 압박할 수 있는 대구시의 공식적 입장표명, 국정감사 등 한국게이츠 사태 해결을 위한 대구시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게이츠는 미국과 일본 합작회사로 1989년 대구 달성군 논공읍에 설립된 자동차부품업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 1000억 원, 순이익 50억 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위기를 이유로 폐업을 결정하면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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