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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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출신 중 가장 히포(히포크라테스)와 닮은 분. 축하드립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머릿결이 희끗하고 둥근 얼굴의 캐리커처와 함께 취임 축하인사가 포스팅돼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다. 초대 질병관리청장에 임명된 정은경 전 질병관리본부장이다.

시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중 가장 잘한 인사 세 사람 얘기가 돈다. 첫째는 윤석열 검찰총장, 두 번째가 최재형 감사원장, 세 번째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다. 첫째와 두 번째의 경우는 공정과 정의를 기치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인지부조화에 대한 풍자가 섞여 있다.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와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등의 정권 핵심부를 겨냥한 수사로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아들 병력문제로 시끄러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도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잇따른 검찰 인사에서 측근이 좌천되거나 옷을 벗어 고립무원 지경에 있다.

최 감사원장 역시 현 정부 들어 감사원장에 임명된 사람이다. 하지만 최근 한수원 이사회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부당한 결정’이라는 감사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자 정부 여당이 감사원장 사퇴까지 거론하며 최 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또한 최 감사원장은 청와대가 감사위원으로 추천한 김오수 전 법무차관에 대해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물이라며 임명을 여러 번 거부해 역시 미운털이 박혀 있다.

하지만 신임 정 청장의 경우는 조금 결이 다르다. 정 청장은 코로나 사태 중 머리 감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머리까지 짧게 깎았을 정도로 K방역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한 인물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주요 외신들까지 ‘진짜 영웅’이라 평했다. 12일 출범하는 질병관리청의 초대 수장에 정 청장을 임명한 것이야 말로 문재인 정부 인사 중 잘 된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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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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