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전후 비교 분석…"상위 3인 재산 1326억 늘어"

21대 국회 신규등록 의원들의 신고 재산이 후보 때보다 1인당 평균 1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산이 10억 원 이상 늘어난 의원은 15명으로, 1인당 평균 111억7000만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억 원 이상 증가한 의원 60명 중 12명은 부동산 재산이 수개월 만에 평균 8억 원 증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4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신규등록 국회의원 175명(재등록의무자 21인 포함)의 당선 전후 전체 재산 및 부동산 재산을 비교·분석한 결과, 당선 후 이들의 신고재산은 평균 10억 원, 부동산 재산은 평균 9,000만 원 늘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4.15 총선 전 후보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재산신고 내용(작년 12월 31일 보유기준)과 당선 이후 국회사무처에 신고한 재산(올해 5월 30일 보유기준)을 분석자료로 활용했으며 부동산재산은 임차권을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의원들의 1인당 평균 신고 재산은 전체 재산(18억1000만 원→28억1000만 원)과 부동산 재산(12억4000만 원→13억3000만 원) 모두 후보자 때보다 당선 후 크게 늘어났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후보 당시 48억 원에서 당선 이후 914억 원으로 급증해 늘어난 재산이 866억 원으로 가장 컸다.

또,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도 각각 288억 원, 172억 원 증가해 후보 때보다 당선 후 재산이 급증한 상위 3인에 이름을 올렸다.

경실련은 “상위 3인 재산만 후보등록 때보다 1,326억 원이 증가해 전체 증가액의 76%를 차지했다”며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주식의 가액 및 부동산재산 가액변동, 부동산 신규 등록 등에 의해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후보 당시 5억4000만 원에서 23억2000만 원으로, 17억8000만 원이 증가했다.

이 의원은 실거래한 서초구 아파트에 대해 후보자 재산 신고 이후 잔금을 납부하면서 이 금액이 재산으로 추가 등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본인 토지 및 자녀 주택 등이 추가돼 부동산 재산이 16억 원이 증가했고, 전봉민 의원도 분양권에 대해 납부한 잔금이 재산으로 등록되면서 12억3000만 원 늘어났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서초구 아파트 매도 및 종로구 아파트 매입으로 부동산 가액이 6억3000만 원 증가했고 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신고한 아파트 및 상가 등 4채의 부동산 가액은 76억4000만 원에서 81억6000만 원으로 늘었다.

의원들이 신고한 부동산재산 건수도 후보 때보다 당선 후 178건 늘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이런 식으로 거짓 신고를 해도 선관위와 국회가 (재산 내역을) 검증하지 않는다”며 “한 달 후면 공소시효도 만료돼 처벌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당선된 사람들이 비윤리적이고 도덕적이지 못한 것을 그대로 둔다면 우리가 투표로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 의미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공직 후보자 당시 등록한 재산신고 내용보다 증가한 의원들에 대해선 해명을 요청할 것”이라며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지 못하거나 해명이 미심쩍고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다면 검찰에 직접 고발해 앞으로 유권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할 수 없도록 강력하게 조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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