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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 한일 관계 악화와 일본기업의 脫한국
[수요단상] 한일 관계 악화와 일본기업의 脫한국
  •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 승인 2020년 09월 22일 16시 54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9월 23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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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어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우리나라는 중요한 이웃이며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자는 뜻을 우리 정부에 전해왔다. 이러한 뜻이 빠른 시일 내에 한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그간 얽히고설켜 아직도 풀리지 않고 그대로인 양국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한일 갈등에 대한 양국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인의 90% 이상이 영토문제와 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일본인과 한국인 모두 상대국 및 상대국민에 대한 호감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인의 63.2%, 한국인의 83.1%가 상대 국가는 경계 대상이라고 응답하고 있을 정도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 문화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일본인 응답 비중은 각각 67.3%, 67.4%, 50.9%로 같은 질문에 대한 한국인의 응답 비중 보다 모두 높았고, 10년 뒤 양국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양국 국민 모두 변화가 없거나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일본투자기업이 떠나가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에서 철수한 외국인투자기업은 모두 173개인데, 이는 68개였던 2018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019년 우리나라에 신규로 진출한 기업은 모두 56개로 들어온 기업보다 나간 기업의 수가 3배 이상 더 많다. 철수기업 173개 중 일본기업은 45개로 1위다. 철수한 일본기업이 많았다는 것은 악화된 한일 관계가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와 경제는 별개의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보듯이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작년 7월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한일 관계는 극도로 악화 되었다. 일본 정부와 일본 언론들은 강제징용 배상문제 등 양국 간에 얽힌 과거사를 둘러싸고 이미 해결된 문제이며, 한국은 국제법을 어기고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기업은 우리나라에 계속 거점을 두는 것이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악화된 한일 관계만이 원인은 아닐 것이며, 다른 측면의 이유도 작용했을 것이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 기술혁신과 생산성을 높이는 등 많은 파급효과를 유발한다. 따라서 외국인투자기업이 철수한다는 것은 그 투자로 인해 창출되었던 일자리가 없어져 대규모 실직사태가 발생하게 되고, 협력사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등 부정적인 충격을 주게 된다.

외국인투자기업이 현지국에서 철수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기업 내부의 요인도 있겠지만, 현지국의 정치적인 안정성, 투자정책, 불확실성 등 환경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현지국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될 때 철수를 결정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조사에서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75.1%, 일본인의 36.7%가 서로 반반의 책임이 있다고 대답했다. 기업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의 제거다. 앞으로 한일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으나 정치적인 불확실성은 기업에게는 부담이다.

2019년 철수 외국인투자기업 2위는 미국이다. 일본 철수기업 수보다 10개가 적은 35개 기업이 철수해 2위에 올랐다. 미국도 한일 관계 악화 영향일까? 물론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가 외국인투자기업에게 매력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 다시 한 번 우리의 상황을 세밀하게 점검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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