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재 국회의원(국민의힘·포항북)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1년부터 중소·중견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겠다며 시행 중인 사업이 방만한 운영으로 수천억 원의 혈세를 사실상 날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국민의힘 김정재(포항북) 국회의원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월드클래스 300 지원 현황’을 제출받은 결과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이 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기업 286개 가운데 164개 기업의 매출이 오히려 감소하거나 고용과 수출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 지원 대상기업의 57.3%에 해당하는 기업의 실적이 오히려 악화됐다는 의미다.

‘월드클래스 300’은 산업부가 지난 2011년 잠재력을 갖춘 매출액 400억 원~1조 원까지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 연구개발(R&D)과 해외 마케팅 비용 등의 패키지 지원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기업 30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시행에 들어간 프로젝트다.

첫해인 2011년 156억 원을 시작으로 예산이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에는 1018억 원이 집행되는 등 올해까지 투입된 총예산은 7293억 원에 이른다.

산업부는 결산이 끝난 2018년까지 사업 지원을 받은 총 286개 기업의 평균 매출액이 선정 전 1478억 원에서 2018년 1853억 원으로 25.4%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평균 수출은 836억 원에서 1077억 원으로 28.8% 늘었고, 평균 종업원 수 역시 334명에서 401명으로 2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보면 전체 지원기업의 57%인 164개 기업의 매출·고용·수출액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이 사업에 선정된 기계소재 기업의 경우 지원받기 직전년도 매출액 4738억 원에 달했으나 2018년 매출은 2225억 원이나 감소했으며, 고용 역시 1075명에서 650명이 줄어드는 등 사업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산업부가 지원을 받은 기업 중 절반 이상의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전체 평균’을 내세워 사업 성과를 부풀렸다는 지적이다.

김정재 의원은 “산자부가 성과 생색내기에 급급해 ‘평균의 함정’에 빠진 것”이라며 “성과 평가방식을 개선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