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코로나19로 인해 거듭되는 등교 중지, 부분 등교 그리고 온라인 원격수업이 병행되면서 학교교육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교사들도 너무나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를 해본 게 아니기에 속단하긴 어렵지만 대부분의 교사는 교사가 되려고 뜻을 굳히기 전에, 그리고 교사가 되고서도 숱하게 던져본 질문 중의 하나가 ‘교사란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였을 것이다.

교육 현상이 우리의 일상생활과 너무나 밀접히 연관되어 있고 누구와도 관련되어 있기에 교육에 대해 누구나 한마디씩 툭툭 잘도 던진다.

이 같은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보지만 교사가 하는 일, 생각하는 방향, 의식의 표출 양식에서 프로다운 특징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존경과 가치를 인정받는 전문직이 되려면 교직이 프로화되어야 하고 교사는 프로에 걸맞은 능력과 의식을 갖추도록 끊임없는 변신을 꾀해야 한다.

그러하지 못한다면 교사는 ‘법적 요건만 존재하는 제도적 장치’라는 미운 오리새끼로 존재하고 교사의 본질적 기능, 역할, 프로성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 의해 수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많은 곳에서 교사라는 존재는 박제된 표본으로 빈껍데기만 남아있고 교육의 본질적 역할을 상당 부분 학원, 교육원, 대중매체 등에 빼앗기고 있다.

프로란 특정분야에 관한 정보, 전문능력이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 또 이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전통적으로 교사라는 직업은 프로가 하는 일이 아니었고, 프로답지도 않았다. 오히려 프로다운 교사는 속물스런 선생, 고귀한 스승상을 훼손하는 이단적 존재로 멸시했다.

‘프로’라는 말을 달리 표현하면 특정분야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프로’에 답하는 가장 적절한 우리말은 ‘쟁이’라고 본다.

‘환쟁이’, ‘옹기쟁이’, 라는 말은 그들이 곧 프로정신과 의식이 충만한 직업인이었음을 뜻한다.

그래도 ‘훈장쟁이’, ‘선생쟁이’로 불렸다면 교사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

프로는 자기의 일과 직업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며, 자기 일에 가치와 신념이 확고한 사람들이다.

이른바 ‘쟁이’라고 불리는 ‘환쟁이’, ‘연극쟁이’, ‘옹기쟁이’를 보라.

그들은 그 일을 하는 것으로 신명 나고 행복해한다.

교사는 어떤가.

최근 대구교육청이 교사 전문성 향상을 위한 ‘회복중심생활교육 쌍방향 온라인 워크숍’을 운영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제 전문성 제고는 관주도 보다는 교사 개개인의 몫이다.

프로다운 능력과 의식을 갖추지 못하면 AI와 같은 인공지능을 갖춘 것들에 밀려 금세기에 소멸하는 직업군의 하나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원격과 등교수업이 수시로 병행·교차되는 요즘, 교사에게는 코칭, 멘토링, 학습디자인 등 또 다른 변신을 통한 진정한 ‘쟁이’가 될 좋은 기회라고 여겨진다.

교육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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