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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실종된 계기교육, 제자리 찾자
[독자칼럼] 실종된 계기교육, 제자리 찾자
  •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 승인 2020년 10월 19일 16시 2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0월 20일 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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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시월은 수확과 결실의 달이기도 하면서 뜻깊은 날들이 많은 문화의 달이다.

올해 시월은 31일 중 열이틀을 제외한 열아흐레가 국경일, 기념일, 명절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학교에서는 어느 때보다 계기교육이 필요한 시기이다.

계기교육이란 학교의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특정 주제에 대해 이루어지는 교육으로 특정 기념일 또는 시사적인 의미를 가진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내가 어렸을 때는 방학 중 맞이하는 국경일인 광복절엔 타지에서 유학 중이다가 방학이라 귀향 중이던 중고등 학생 언니 오빠들도 마을의 초등학교에서 개최하는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후 교감 선생님께 재학 중인 학교에 제출할 확인서를 받아가는 것을 보아왔을 만큼 행사 중심의 계기교육이 철저히 이루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5대 국경일과 각종 기념일에 대한 행사가 있는 듯 없는 듯 희미해지고 있다.

경북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이 나라사랑 교육과 인성교육을 위해서 국경일, 기념일, 명절과 관련한 계기교육 자료를 개발하여 경북교육청연구원에서 운영하는 ‘e-book 자료’에 탑재하여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일부 교직단체가 계기교육을 하면서 가치판단이 미성숙한 학생들에게 편향된 시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며 학교계기교육지침을 2018년에 폐지하고 학교장 재량권으로 위임하였고,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느슨해진 게 사실이다.

학교 현장에서 계기교육 실시에 부담을 가지는 까닭은 교사가 개인적 판단에 따라 자의적으로 실시할 경우 학생의 가치관 형성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리라.

현실적으로 보자면 학교에서는 논쟁적인 사회 현안에 대해 수업 시간에 다루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여기기 쉽다.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명분까지 더하면 사회적 현안 교육은 교실에서 완전히 배제되기 십상이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매스컴과 SNS에 의존하게 되며 가치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혼란에 빠지기 쉽다.

실종된 계기교육을 찾아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계기교육이 민주적·실천적 인간 형성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되며, 사회적·시민적 훈련의 좋은 기회가 되고 애향심·애국심을 배양과 교과활동으로 성취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가 된다는 의의를 살리는 교육이 되자면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시사적인 주제를 사회적 현안 문제로 취급하기 보다는 국경일·기념일·명절과 같은 영역에서라도 기념일의 지정 취지 또는 유래·국기 게양·의식 노래부르기·우리가 할 일 등 학교급별에 알맞은 계기교육을 실시하여 학생들의 애국심 함양과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성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기념일에는 길거리에 나부끼는 태극기와 함께 집집마다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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