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태어나 5년 정도 자란 생가 보존…'삼성상회터'도 남아 있어
경북·대구 연고 '삼성라이온즈' 창단…초대 구단주 맡아 전폭 지원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25일 대구 중구 인교동 이건희 회장의 생가이자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고택을 시민이 담장 너머로 살펴보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 전 회장이 태어난 대구 중구 인교동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은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78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자택에서 쓰러졌으며 회복하지 못했다.

이 회장은 1942년 대구 중구 인교동에서 태어났으며 지금도 고 이병철 회장의 고택이자 이건희 회장 생가가 남아 있다. 이병철 전 회장은 1938년 인교동에 삼성상회를 건립했으며 현재 옛 건물사진과 ‘삼성의 발원지 삼성상회 터’ 표지판이 남았다.

삼성상회 터에서 250여m 떨어진 곳이 이병철 회장 고택이 위치해 있으며 한옥 가정집이다. 이병철 회장 부부와 자녀들이 살았었다. 이건희 회장은 이곳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자 중구 골목문화해설사는 삼성상회가 1938년에 건립돼 1947년 서울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건희 회장이 1942년에 태어난 만큼 5년 정도 이곳에서 살았다고 볼 수 있다.

유년시절을 친가에서 보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김 해설사는 당시 부친인 이병철 회장이 사업으로 바빴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업이 바빠지면서 자녀들이 친가를 오고 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건희 회장이 이곳에서 태어났고 생가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 함께 1922년 김수환 추기경, 1932년 노태우 전 대통령, 1942년 이건희 회장, 1952년 박근혜 전 대통령 등 10년 주기로 대구에서 탄생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전했다. 김정자 해설사는 “평가를 떠나 대구에서 10년 단위로 인물이 나왔다는 것은 땅의 기운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생가터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이곳이 이건희 회장의 생가터, 글로벌 삼성의 시초라고 설명하면 한 번에 알아듣는다”고 덧붙였다.

대구의 자랑 중 하나인 삼성라이온즈 야구단도 이건희 전 회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은 1981년 12월 프로야구 창립총회가 끝난 뒤 대구·경북지역을 연고지로 가장 먼저 창단됐다. 초대 구단주를 맡았으며 이건희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삼성은 프로야구 초창기 국내 리그를 선도했다.

대표적인 것이 1985년 국내 팀 최초로 미국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 LA 다저스와 합동 캠프를 열었다. 1985년 2군 전용훈련장인 경산볼파크를 지은 것은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인프라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상황에서 육성의 중요성과 육성을 위한 토대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일부 구단이 2000년대에 와서야 2군 전용훈련장을 만든 것과 비교하면 10년 이상 앞선 것이다. 이 밖에도 1990년 외국인 코치를 처음 영입했으며 1993년 삼성기 초중고 야구대회를 열어 지역 유망주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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