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 동상

배철호(남·56) 경기도 하남시 위례순환로
-대구 달성 출생.
-<동서문학> <한국문인> 신인상 수상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누구나 살다 보면 소설이나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삶의 고비가 있고 힘든 오르막길이 있지요. 우리 대다수는 평범하고 그저 보통 사람들이기에 그 길에서 이정표를 잃은 것처럼 방향 감각을 잃고 갈팡질팡하며 우왕좌왕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곁에 있는 누군가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친구로 있다면 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되지요. 더욱이 위로의 말과 위안이 되는 따스한 손을 내밀어 주면 없던 힘도 나지요. 제게는 바로 <시 쓰기>가 그랬습니다. 매일 아침저녁에 읽는 시, 쓰는 시가 그랬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고통과 절망의 순간, 시가 내 곁에 있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다시 일어서서 살아나갈 수 있는 의지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꽃은 젖어도 그 향기는 젖지 않는다’고 어느 시인이 말했습니다. 그 향기는 다름 아닌 시의 향기, 시가 가진 힘이 아닐까요.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누군가 불쑥 내뱉는 말처럼 문학이 너무 쉽고, 시는 마치 새의 깃털처럼 가벼워졌습니다. 이 순간, 지금도 어디선가 못다 핀 꽃 하나가, 시가 유성처럼 소리 없이 저 산 너머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혼돈과 혼란의 시대에 참된 시, 진정한 시가 그 어느 때보다 귀하고 소중해졌습니다.

그래서 세상 사는 게 힘들고 서로 헐뜯고 비난한다고 해도 누군가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용서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한 시가 우리 곁에 있는 한,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 아닐까요. 세상의 가장 소중한 사람의 풍경을 이 시를 통해 담아보고 그 온도를 직접 느껴보려 했습니다. 이제 꽃보다 더 아름다운 시와 행복하면서도 고난의 동행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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