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주민들이 포항시청 앞에서 오는 16일 수성리 군 사격장에서 예정된 미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주민들은 차량 100대에 수성사격장 폐쇄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장기면사무소에서 해병대 1사단을 지나 포항시청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으로 주민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의 훈련이 연기됐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주민 반발에 따라 수성사격장에서 실시할 예정이던 사격훈련을 미루기로 했다.

국방부는 13일 “다음 주부터 예정된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 사격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장기면 주민과 반대위는 지난 10일 오후부터 장기면 수성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로를 트랙터 2대로 가로막고 군 차량 출입을 통제해왔다.

따라서 국방부는 앞으로 민관군 협의체와 같은 대화 통로를 구성해 주민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초 주한미군은 오는 16일부터 4주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 수성사격장에서 아파치헬기를 동원한 사격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이 같은 훈련 계획에 장기면 주민과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반대위)는 강하게 반발해왔다.

수성사격장은 50여 가구, 130여 명이 사는 마을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주민은 각종 화기 훈련에 따른 불발탄이나 유탄, 소음, 진동, 화재 위험에 노출됐다.

주민과 반대위는 1965년에 사격장이 조성돼 한국군 훈련에 따른 소음과 진동 피해를 참았음에도 그동안 하지 않던 주한미군 헬기 훈련까지 이뤄져 참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주민은 아파치헬기 소음과 진동에 따른 피해가 다른 화기 훈련 때보다 훨씬 크다고 입을 모은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경기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아파치헬기 훈련을 하다가 올해 2월부터 포항 수성사격장으로 훈련장을 옮겼다.

반대위는 주한미군이 소음에 따른 민원 때문에 포천에서 수성사격장으로 훈련장을 바꾼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최근 주한미군 헬기 훈련 중단과 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이어 열고, 장기면 주요 도로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국방부 교육훈련정책과장, 정책기획관, 차관은 지난달부터 차례로 포항에 와서 주민과 협의를 시도했다.

그러나 “사격훈련부터 중단해야 한다”라는 주민 반발에 막혀 제대로 논의하지 못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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