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위 "절차적 흠결" 발견…정부, 17일 공식 입장 발표
경북·대구 "가덕신공항 추진 합의 해준적 없어" 강력 반발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6일 오후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모습. 발표에는 국토부가 4년 전 김해공항 확장안 발표 당시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은 절차상 흠결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동남권 신공항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김해 신공항)건설안 백지화 발표 가능성과 관련, 경북도와 대구시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6일 “그동안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고 하는 것은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분개했다.

권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해 신공항은 지난 십 수년 동안 영남권 5개 자치단체가 밀양과 가덕도로 나뉘어 갈등한 끝에 ADPI라는 세계 최고의 공항전문기관의 용역 결과에 따라 결정한 영남권 신공항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김해신공항) 부·울·경만의 공항이 아니라 대구경북을 포함한 영남권 전체를 위한 공항이며, 여기에는 국민의 세금 7조원 이상이 투입된다고 했다.

권 시장은 “만약에 김해 신공항에 문제가 있어서 이를 변경하려면 당연히 영남권 5개 시·도민들의 의사를 다시 모아 추진해야 한다”면서 “대구경북은 가덕도신공항에 합의해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구경북 공항관계자도 “영남권 (동남권)신공항은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정 났으며, 정부가 이미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분명히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016년 ADPI(파리공항공사)의 용역 결과, 김해공항 확장안과 밀양 신공항, 가덕도신공항 건설안 가운데 김해공항 확장안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당시 용역 결과, 김해공항확장안은 운영 측면과 사회 경제적 효과 및 환경측면 등 4개 시나리오에서 모두 800점 이상의 최고 점수를 받았다. 밀양신공항 건설안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안보다 대부분 점수에서 앞섰다.

대구경북 공항 고위관계자는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김해 신공항 건설안을 백지화하려 한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이미 정해진 국책사업(김해공항 확장)을, 정치적 판단에 따라 존폐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거나 단체장이 바뀐다고 해서 국책사업이 거꾸로 돌아간다면, 국민을 속이는 일이며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도 부산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움직임에 대해 발끈했다.

홍 부시장은 지난 12일 “설령 김해공항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바로 가덕도로 직행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면서 새롭게 절차를 밟아야 하는 사항이라고 고개를 가로 졌다. 이어 “국민의 힘 지도부가 인천공항과 함께 투트랙으로 가덕도 신공항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당시 김해신공항 확장안은 부산·울산·경남·경북·대구 등 영남권 자치단체장이 합의한 사안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경북도와 대구시는 이철우 지사와 권영진 시장의 명의로 입장 발표를 할 예정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총리실에 따르면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검증 결과를 발표한다.

검증위는 지난 2016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김해공항 확장안과 관련해 작년 12월부터 안전·소음·환경·시설 등 4개 분야에 걸쳐 타당성을 검증해왔다. 검증위는 그간의 분야별 검증 결과와 함께 ‘안전 문제와 관련해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제처 유권 해석 결과를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결론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엔 국토부가 4년 전 김해공항 확장안 발표 당시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은 절차상 흠결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동남권 신공항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산시가 김해공항의 경우 비행기가 주변의 산과 충돌할 수 있는 안전 문제가 있다며 가덕도신공항안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김해신공항 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되는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김해신공항안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검증위 결과를 보고서 국토부가 김해 신공항 가덕도 신공항 타당성 검증 용역 계획을 비롯해 추후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