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안 사실상 백지화…보궐선거 앞둔 부산은 "환영"
대구·경북선 '불만 목소리' 나와

곽상도 의원 등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구 의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해신공항 백지화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
국민의힘은 17일 정부가 김해신공항안을 사실상 백지화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의 태도를 비판하며 대국민 사죄를 요구했다.

당 일각에서는 가덕도가 아닌 밀양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신공항 문제’를 4년이나 끌며 부산시민을 괴롭혀온 문재인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국민과 부산시민 앞에 사죄부터 하고 갑작스러운 표변에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 대표가 총리로 있을 때 김해신공항 검증위와 국토부 장관이 ‘김해신공항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보궐선거를 앞두고 뒤집었다”며 “지난 4년간 희망 고문의 주역은 이 대표”라고 비판했다.

이번 검증위 발표와 관련해 야당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장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부산지역 의원들은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 지역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인 곽상도 의원은 “국책 사업을 선거 때문에 하루아침에 뒤바꾸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당시 검증에서 1순위가 김해신공항, 2순위가 밀양신공항으로 안다. 김해가 안된다면 밀양신공항부터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역시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사업 변경이 적절한지 따져보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면 김종인비상대책 위원장은 의총 후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새로운 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강구를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2022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인 내년 부산시장 보선을 감안할 때 가덕도 공항 건설에 지지 입장을 보내야 하지만, 전통적 지역기반인 대구·경북(TK)의 민심을 외면한 채 대놓고 찬성하기도 힘든 야당이 딜레마에 빠지는 형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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