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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설] '지라시'라는 모독
[삼촌설] '지라시'라는 모독
  • 이동욱 논설주간
  • 승인 2020년 11월 29일 16시 4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1월 30일 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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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이동욱 논설주간

‘가짜뉴스’ 논란이 사회적인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이제 신문과 방송이 날마다 ‘팩트체크’라는 난과 시간을 할애할 정도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와 관련해서는 종종 진영에 따라 내 마음에 들면 진짜뉴스,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짜뉴스로 읽는다. 이런 논란은 종이신문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정치권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신문을 ‘기레기’니, ‘지라시’니 적대시 한다. 가짜뉴스, 진짜뉴스처럼 누군가에겐 기레기, 지라시가 누군가에겐 참언론이다. 이렇게 신문이 정파적 논쟁의 대상이 되면서 신뢰를 잃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신문의 정파성도 문제지만 정치인들의 발언이 일반 대중들에게 신문산업을 ‘혐오산업’으로 낙인찍고 있는 것이다.

전통 미디어인 신문의 최대 장점은 독자가 좋아할 정보나 싫어할 정보를 모두 지면을 통해 전한다는 점이다. 보수 신문이나 진보 신문이나 양념질(?)과 지면 배치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일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충실히 전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지라시 만들 때 버릇 나오는 것 같아 유감”이란 막말을 했다. ‘지라시’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삼류 미디어란 뜻이다. 윤 위원장이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 언론을 ‘지라시’라 보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윤 위원장의 발언은 조 의원과 ‘동아일보’에 대한 폄훼를 넘어 신문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모독이다.

윤 위원장의 발언과 같은 정치인들의 언사가 신문의 역할을 위축시키고 국가 권력의 횡포를 더욱 공고화 한다. 디오게네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파르헤시아(Parrhesia)”라 답했다. 파르헤시아, 권력에 대한 아부나 순종이 아닌 ‘진실 말하기, 대담하고 솔직한 비판’을 뜻한다. 국민적 파르헤시아(Parrhesia)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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