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 등선 주주들 마찰로 주총 지연도

증권사들이 대거 주주총회를 연 30일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주요 증권사 새 사령탑 자리를 꿰찼다.

증권예탁결제원과 업계에 따르면 17개 상장 증권사와 한국투자증권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 등은 이날 일제히 주총을 열고 대표이사 선임과 배당 지급, 재무제표 승인 등 안건들을 처리했다.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SK증권, 현대증권은 이날 새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고, SK증권은 이현승 전 GE에너지코리아 사장을, NH투자증권은 정회동 전 흥국증권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소액주주, 노동조합 등과 마찰로 주총이 지연된 현대증권은 이날 오후 최경수 전 조달청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주총에서 주당 500원의 배당금 지급과 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 김진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안 소속)의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며 표대결을 벌였으나, 경영진에서 제안한 주당 450원 배당안과 전재중 사외이사, 이철송 한양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이 모두 가결됐다.

삼성증권은 내달 5일 열리는 주총에서 박준현 신임 사장 선임을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 자본시장의 환경변화에 대비해 유명인사들을 사외이사와 감사로 영입, 인재 풀을 보강한 증권사들도 눈에 띄었다.

동양종금증권은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조윤제 전 영국대사를, 대신증권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김성호씨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으며, SK증권은 김성수 전 금융감독원 인력개발실 교수를 상근이사로 선임했다.

현대차IB증권은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대표이사와 부회장을 역임한 김정태씨를, 메리츠증권은 백수현 전 금감원 국장을 신임 감사로 각각 선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날(29일) 주총을 열어 김석진 전 금융감독원 팀장을 신임 감사로, 송호근 서울대 교수, 이재경 국민대 교수, 윤영규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작년 증시 활황으로 급증한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배당금 지급안을 가결한 곳도 많았다.

한국금융지주는 주당 950원(보통주)의 배당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고, 동양종금증권은 주당 0.03주의 주식배당안을 가결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주당 1천100원(보통주)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발행한 3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의 사용 목적을 둘러싸고 고배당 논란이 불거져 1시간 반 가량 소란을 빚으면서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의 안건 처리가 지연되기도 했다.

정관 변경을 통해 자본조달 한도를 늘리거나 주식 액면을 분할하고 사명을 변경한 증권사들도 있었다.

동부증권은 종전 1천억원이었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3천억원으로 늘리도록 정관을 변경했고, 메리츠증권은 현재 5천원인 액면가를 1천원으로 낮추기 위한 액면분할안을 승인했다.

현대차IB증권은 논란을 빚었던 사명을 'HMC투자증권'으로 변경하는 안을 가결했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부국증권, 유진투자증권, 한양증권, 신영증권, 유화증권, 키움증권 등은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며 주총을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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