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 케인 변호사
하윤 케인 변호사

독일계 스포츠용품 회사인 아디다스는 나이키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포츠웨어 기업이다. 신발 공장 봉제 기술자인 아버지와 세탁소를 운영하는 어머니 아래서 자란 창업자 아돌프 다슬러는 자연스럽게 섬유나 신발 제작 및 세탁을 보면서 자랐다. 운동선수이던 아돌프 다슬러는 너무 빨리 닳아버리는 운동화에 불만을 갖고 내구성이 더 강한 운동화를 직접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어머니의 세탁소에서 자신만의 트레이닝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침내 마음에 드는 질 좋은 축구화를 만든 아돌프 다슬러는1924년, ‘다슬러 형제 신발 공장’을 설립하여 형 루디 다슬러와 함께 본격적으로 신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꼼꼼한 신발 개발자인 아돌프와 세일즈에 재능을 가진 외향적인 루디는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였다. 루디는 독일 전역을 돌며 축구화 주문을 받았으며 아돌프는 가족을 포함한 12명의 직원들과 매일 50켤레의 축구화를 가내 수공업 형태로 제작했다.

이후 형제는 경영권 다툼으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되고, 아돌프 다슬러는 자신의 이름과 성의 앞글자를 조합한 아디(아돌프)다스를 브랜드 이름으로 정하게 된다. 세 개의 평행선으로 이루어진 아디다스의 유명한 삼선 무늬는 1949년에 아돌프 다슬러가 만들어냈다. 이후 1952년, 이미 올림픽 협렵업체가 되는 등 이미 글로벌 브랜드의 반열에 오른 아디다스는 위스키 두 병과 1600유로로 핀란드의 한 스포츠웨어 업체로부터 삼선 로고를 사들인다. 전세계에 ‘삼선 무늬는 아디다스’임을 인식시키려는 노력의 시작이었다.

아디다스는 기능성 스포츠 제품에서 스트릿 패션으로도 점점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티셔츠, 바지, 신발 등 아디다스의 각종 제품에 평행 삼선 무늬를 이용하며 이제 삼선 무늬는 바로 아디다스를 떠올리게 하는 상징이 됐다. 그리고 이는 수 십개 국가에서 아디다스의 상표로 등록되어있다. 줄무늬는 패션에서 많이 사용되는 무늬이기 때문에 아디다스는 줄무늬 제품에 언제나 촉각을 곤두세우며 상표 관리를 하 고있다. 제이크루, 스케쳐스, 포에버 21, 쥬시 쿠뛰르, 푸마, FC 바르셀로나, 시어스, 마크 제이콥스, 타겟, 아베크롬비, 랄프로렌 등이 모두 아디다스에게 경고장이나 소장을 받았다.

이 중 포에버 21은 아디다스와 두 번이나 상표 침해로 부딪히게 된다. 첫 분쟁은 2015년에 발생했다. 포에버 21이 평행선 두 개를 이용한 제품과 네 개를 이용한 제품이 아디다스의 레이더에 걸리면서였다. 아디다스는 평행선을 사용한 것이 자사의 삼선 무늬와 매우 흡사하다며 포에버 21의 줄무늬 제품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포에버 21은 아디다스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입장이었다. 포에버 21 제품에는 삼선 무늬를 사용한 것도 있었다. 포에버 21은 줄무늬는 제품 디자인상 장식적 요소로 사용했을 뿐이며 상표 침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삼선 무늬가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기 위한 장식으로 여겨지면 상표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장식은 상표가 아니며 따라서 상표법의 영역이 아니다. 상표법은 브랜드를 보호하기 때문에 삼선 무늬가 브랜드 아이덴티티이며 소비자가 아디다스를 떠올리는 상징으로 인정되어야만 강력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아디다스는 삼선 무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아디다스의 핵심 아이텐티티임을 주장했다. 양측은 비공개 합의로 소송을 마무리했으며 포에버 21은 조용히 줄무늬 제품을 판매를 중단했다. 아디다스에게 소장을 받은 대부분의 브랜드가 포에버 21과 같은 길을 밟았다. 아디다스의 줄무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줄무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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