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천 경운대학교 초빙교수
한태천 경운대학교 초빙교수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부정적 정치·경제적 시각이 만연해 있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우리는 특정 사안에 대해 ‘글쎄’라는 의문을 자주 표현한다. 그뿐만 아니라, ‘효과가 있을까?’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안 봐도 결과는 뻔하다’ ‘믿을 수가 있어야지’등의 표현을 하는 데 익숙하거나 그런 표현을 듣는 데 익숙해져 있다. 경제와 정치를 분리할 수 없다는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국민이나 전문가와 정치인, 각종 언론매체의 이러한 ‘?’에 가까운 표현은 경제에 대한 부정적 강화 요인으로 작용하여 위기를 더 위기로 느끼게 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하는 각종 노력에 더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이런 현상은 경제의 부정적 악순환의 연결고리로 작용하게 되어 사회 경제발전의 해악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부의 주택 정책과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무려 28회에 걸친 주택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주택 정책이 나올 때마다, 그동안 주택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던 부동산 전문가와 일부 언론은 정책의 시행을 지켜보자는 생각보다는 ‘?’를 붙여 부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실효성이 있을까?’ ‘강남불패다’ ‘풍선 효과 못 막는다’ ‘지방이 들썩거린다’ ‘전세 대란’이라는 등 부정적 표현을 쏟아냈다. 무주택자는 당연히 시기를 놓치면 주택 구입이 불가능하다는 불안함을 느끼게 되어 대출을 받아서라도 주택 구입에 뛰어들게 된다. 의구심의 표현이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되었고, 주택 가격 상승의 주요한 요인이 되었다. 주택 공급의 부족이 주택 가격 상승의 주요한 원인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융자받아서라도 주택 구입하라’고 권장한 박근혜 정부 때는 주택 가격이 급상승하지 않은 것은 공급 부족만이 아니라 ‘글쎄’에 익숙한 심리적 강화 때문일 수도 있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택 정책에 대해 한 말을 반복해야 할 상황이 닥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주택 서민의 몫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주택정책은 다 시행했다. 다음 정부에서 주택 경기가 침체되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그것은 강남불패를 주장했던 일부 부동산 전문가와 언론의 책임이다.”라고 했다.

2020년은 코로나19 충격 속에 산 한해였다. 코로나19에 전 세계인은 공포와 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우리나라는 현재 코로나19가 3차 대유행을 시작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할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1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하였고, OECD 발표 경기선행지수가 8개월째 늘어나고 있지만, 문 닫는 중소 자영업자의 수는 더욱 늘어나고, 실업자는 또다시 급증할 위기에 처해 서민 경제는 파산 직전의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단체나 개인은 방역 수칙을 어기며 자신만의 편익을 추구하고 있고, 일부 언론에서는 방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쏟아내고 있다. ‘나는 괜찮을 거야’ ‘정부 발표 믿을 수 있나’ ‘정국 전환용으로 통계 조작했을 거야’ ‘정부 정책 실패다’등의 부정적 시각을 갖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부하며 방역에 역행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시각은 코로나19 방역에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되어 내수경기의 활성화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올 한 해 동안 온 국민이 뜻을 모아 코로나19 극복에 노력했지만, 좀 더 긍정적인 마인드로 인식 전환을 해야 한다. 부정적 시각의 악순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 ‘글쎄’의 정치·경제적 시각의 피해자는 다수 서민임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