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가스 압력 떨어지고 바람에 꺼져…상당 기간 더 나올 것"

지난 주말 꺼졌던 포항 그린웨이 ‘불의 정원’ 천연가스 불꽃이 20일 오전 다시금 활활 타오르고 있다. 손석호 기자

포항 그린웨이 철길숲 ‘불의 정원’에서 3년 9개월째 타고 있던 천연가스 불꽃이 최근 꺼졌다가 다시 살아났다.

매장된 가스가 상당히 소진돼 분출 압력이 떨어진 데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얼마나 더 불꽃을 볼 수 있을지 시민 관심이 다시금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저녁 불의 정원 현장을 살펴본 결과, 그동안 활활 타오르던 불꽃이 꺼진 채 잠잠한 모습이었다.

불의 정원 내 천연가스 불꽃은 철길숲에서 걷기 운동을 많이 하는 포항 시민의 큰 관심을 꾸준히 받아 왔다. 이날 불이 꺼지자 “이제 불의 정원 이름을 바꿔야겠네”, “계속 불꽃이 탈 줄 알았는데 꺼질 줄 몰랐다”등 전반적으로 아쉬운 감정을 현장과 SNS를 통해 표현했다.

하지만 이튿날 아침, 다시금 불꽃은 ‘부활’해 다시금 힘차게 타고 있었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포항시 그린웨이추진과에서 다시금 천연가스가 분출되는 원래 장소에 불을 점화한 것이다.

 

지난 주말 꺼졌던 포항 그린웨이 ‘불의 정원’ 천연가스 불꽃이 20일 오전 다시금 활활 타오르고 있다. 포항시에서 화기 엄금을 알리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손석호 기자

시 관계자는 “가스 차량이 겨울에 시동이 잘 안 걸리는 것처럼 이 불꽃도 최근 강추위에 따른 기온 강하로 발화점이 낮아져서 점화가 되지 않아 꺼진 것으로 추정한다”며 “지난 17일부터 불이 꺼지고 있어 하루 1~2회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측정하니 가스는 계속 나오는데 순간 나오는 양이 끊어 지고, 전보다 양도 줄어든 것 같다”며 “(눈에 보이지 않아도 가스는 나오는 만큼) 다시 불을 붙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황인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매장된 가스가 그동안 많이 소진되면서 분출 가스의 압력이 낮아지고, 또 바람이 많이 불면서 불티가 꺼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계속 가스가 나오고 있는 만큼 시추공 구멍을 막거나 불을 계속 다시 붙여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특히 겨울철 정전기 또는 담배·라이터 등으로 불이 붙을 수 있어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이어 “가스가 상당 기간 더 나올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당장 꺼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포항시 남구 대잠동 171-5번지 ‘불의 정원’의 천연가스 불꽃은 지난 2017년 3월 8일 오후 2시 53분께 폐선된 철도 부지 철길숲 조성에 따른 관정 굴착 중 지하 200m 지점에서 천연가스가 분출되면서 불꽃이 옮겨붙었다.

이후 포항시는 볼거리 제공을 위해 이곳에 방화 유리 등을 설치해 ‘불의 정원’을 조성한 바 있다.

대잠동 불의 정원 인근 가스 매장량을 알아보기 위한 ‘포항 대잠동 천연가스 잠재 자원량 조사 연구’가 진행돼 ‘가스 성분은 메탄으로 인한 천연가스층이며, 52만 포항 시민이 1개월(30일)가량 쓸 수 있는 양이자 가만히 두면 10년 이상 탈 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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