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의 촌철살인] 공수처 출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가 어떨까?
[이재영의 촌철살인] 공수처 출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가 어떨까?
  • 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락 박사
  • 승인 2020년 12월 21일 16시 2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2월 22일 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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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락 박사
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락 박사

「공수처법」은 1월 14일 제정돼 7월 15일부터 시행되었지만, 공수처 출범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2명의 처장 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려면 위원 7명 중 6명의 찬성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12월 2일 민주당은 단독으로 「공수처법」 제6조를 개정했다. 의결정족수를 2/3 이상으로 변경하여 야당 추천위원의 거부권을 없앤 것이다. 12월 15일 개정된 「공수처법」은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의 긴급재가를 거쳐 관보에 게재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했다. 민주당과 문 대통령은 2021년 벽두에 공수처를 출범시키려 한다. 문제는 2월 20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5월 11일 유상범 의원이 제기한 헌법소원 2건이 심리 중이라는 사실이다. 이 사건을 전원재판부가 다룬다는 것은 위헌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공수처의 위헌논란은 3가지 정도이다. 헌법에 설치 근거의 부재,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과 검사의 영장청구권 침해, 검경에 대한 사건이첩권에서 발생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 부정. 민주당은 공수처가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존재라는 점을 내세워 합헌이라고 주장한다. 헌법에 근거가 없고 입법·사법·행정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지만, 「국가인권위원회법」처럼 독자적 법률에 따라 국가기관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미래의 가치를 합헌과 위헌의 판단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민주당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더욱이 9명의 헌법재판관 중 5명이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화변호사모임 출신이다. 그러나 이는 공수처법 제2조가 규정한 수사 대상에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이 포함된다는 부분을 간과한 판단이다.

공수처가 출범하면,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은 잠재적 범죄자가 된다. 범법행위를 하지 않으면 움츠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공수처법에 명백하게 수사 대상이라고 적시하고 있는 이상, 헌법재판관의 이해관계가 헌법소원과 뒤섞여 위헌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먼저 법관의 독립성을 규정한 헌법 103조, 즉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에 위배 될 가능성을 내세울 수 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 판사, 대법관, 대법원장, 헌법재판관, 헌법재판소장이 심리적 위축이나 공수처의 일탈로 인한 압박으로 독립적 판단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국 사태’ 때 검찰의 표적과 먼지떨이 수사, 정권의 이해가 개입된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징계가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설립근거 부재와 삼권분립 위배를 위헌근거로 삼을 수 있다. 민주당은 헌법적 설립근거가 없는 국가인권위원회를 내세워 공수처 설치도 문제없다고 본다. 그러나 권고권과 고발권만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수사권·영장청구권·기소권을 가진 공수처를 비교 대상으로 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공수처는 입법·사법·행정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기 때문에 2가지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독립기구로서 권한을 남용하면 삼권 위에 군림하는 기관이 될 수 있으며, 정부에 예속되면 행정부 우위가 되어 삼권분립과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생각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야당 추천 ‘공수처장 추천위원’의 거부권을 무력화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과정이 헌재의 이러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수처 출범을 서두르다가 위헌결정이 나면 꼴이 영 우습게 된다. 2004년 10월 21일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위헌결정을 받은 사례를 참조해야 한다. 당시 행정수도 추진 계획은 전면 중단됐고, ‘행정 중심 복합도시’로 세종시가 만들어졌다. 합헌이라도 문제다.

야당 추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의 거부권을 없앤 후, 공수처장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야당이 추천한 위원이 없는 ‘인사위원회’가 공수처 검사를 임용한다? 공수처의 중립성이 의심받게 되고 정권보위부 창설이라는 비난까지 받게 된다. 더하여 권력형 비리차단이라는 정권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공수처뿐만 아니라 검찰과 경찰을 포함한 정부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 이 또한 야당의 협조를 얻어야 정당성이 담보된다. 지금 당장 공수처를 출범시키지 않는다고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다. 속도전과 시행착오는 콤비라는 점을 인식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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