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정부는 지난 3년간 신남방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과 인도 등 신남방국가들의 정치와 경제를 비롯하여 사회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관계 강화로 공동번영과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정부의 핵심 외교정책이다.

지난달 12일 정부는 제21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신남방정책을 한 단계 더 올린 형태인 ‘신남방정책 플러스 전략’을 발표하였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격한 정책 환경변화와 아세안 국가들의 새로운 수요를 반영한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 한국의 교육모델 공유 및 인적자원 개발 지원, 한류 활용 쌍방향 문화 교류 증진, 상호 호혜적이고 지속가능한 무역 투자 기반 구축, 상생형 농어촌 및 도시 인프라 개발 지원, 공동번영의 미래 산업 분야 협력, 비전통적 안보 분야 협력 등 7대 핵심 협력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아세안 국가들 또한 ‘아세안 포괄적 경제회복방안 프레임워크’를 통해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레임워크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조속히 회복시키기 위한 아세안 차원의 공동대응 전략으로 보건, 디지털 전환 등을 중심으로 한 5대 핵심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아세안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인건비 상승 등 탈중국 가속화 속에서 새로운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분쟁이 격화되면서 아세안은 양국에게 전략적 요충지이자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으며, 아세안에 대한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도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탈중국화 가속은 아세안으로의 이전 본격화, 각국 정부의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정책, 저렴한 인건비,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 증대 등과 맞물려 아세안 중심의 생산 네트워크 형성이 더욱 촉진되고 있다.

우리사회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비대면, 비접촉 일상화라는 변화 속에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이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가속화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아세안 각국도 젊은 인구를 바탕으로 한 높은 디지털 친화도와 정부의 강력한 디지털 전환정책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디지털 경제 육성이 핵심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기초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과 디지털 혁신을 통한 기술력과 경쟁력 강화, 스마트시티 조성, 이를 위한 인적자원 개발, 경제·기술발전 인프라 개발에 힘쓰고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지연되었던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와 수도이전 프로젝트 등 국가주도의 인프라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으로 인프라 분야 예산은 전년대비 47% 증가한 270억 달러에 이른다. 신수도 개척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시티 보급으로 상하수도 시설, 도로, 대중교통, 경전철, 사무용 빌딩, 녹지, 폐기물 처리, 정보통신기술과 IoT(사물인터넷)를 접목한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등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기업이 아세안에 투자하는 가장 큰 목적은 현지시장 진출이며, 아세안에 대한 투자는 제조업 중심이나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건설업 등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시티를 비롯한 각종 인프라 건설과 수도 이전 프로젝트, 디지털 관련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각국 정부의 관련 정책을 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투자·진출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기업과 아세안 기업 간 정기 교류회를 통한 현지 비즈니스 관련 정보교환, 노하우 공유의 장 마련 등 적극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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