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북일보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0 경북포럼 위드 코로나 시대, 경북이 나아갈 방향’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윤대식 영남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김경대 한동대학교 공간시스템공학부 교수, 좌장 석태문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원, 김은수 경운대학교 산학협력단장, 김규호 경주대학교 문화관광산업학과 교수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올해 마지막으로 개최된 ‘2020 경북포럼’에서 석태문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주제 발표에 이어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석 위원이 좌장을 맡아 도시·산업경제·교통인프라·관광 각 분야 전문가인 김경대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 김은수 경운대 산학협력단장, 김규호 경주대 문화관광산업학과 교수가 토론에 참석했다.

경북·대구의 코로나19 대응 극복 방안과 포항 지진·통합 신공항 등 지역 발전에 도움되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23일 경북일보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0 경북포럼 위드 코로나 시대, 경북이 나아갈 방향’에서 김경대 한동대학교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먼저 김경대 한동대 교수가 ‘지역 현안 포항 흥해 지진 도시 재건과 2040 대구경북 통합지역발전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흥해 지진 밀집지역 도시재건은 ‘포항지진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 내에 포괄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 지원으로만 명시돼 있어,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우려하며 관련 법 개정·정비 및 산자부 등 중앙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어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행정 통합 추진’과 관련해서는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방 분권 실행 △지방 재원 확충 △지역 발전 내발적 성장시켜 이른바 ‘메가시티를 재구조화할 전략’을 강조했다.

지역 분권과 행정 통합은 ‘교육·문화·재정 자치’ 등을 이루게 되며 공간·지역의 광역화를 꾀해 수도권에 대응하자는 전략이다.

그동안의 경북은 오랫동안 북·서·남·동부권 등 4대 권역으로 나눠 지역발전 전략을 모색했으나, 통합 후는 3대 중추도시를 중심으로 3권역으로 재구성, 여기에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공항경제권으로 발전시키고, 포항 영일만항과 함께 물류 중심 공간으로 성장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고 했다.

특히 신공항이 대구·경북의 공간적·경제적 중심지가 될 것이라 단언했다. 2030년 이전에 건립이 완료되고, 1000만 명 수용을 목표로 공항과 공항복합도시가 건립되면 공항물류·MRO·관광여가·공항 관련 산업·식품 단지 등이 들어서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공항을 중심으로 대구 경북의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공항 중심 첨단제조, 항공지원, 관광물류, 비즈니스와 R&D 등 4대 허브단지를 조성, ‘공항경제권은 지역의 산업융합과 국가 경제 신성장 거점 지역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대구 경북 전체의 광역 SOC를 정비하고, 지역 내 1시간 권내로 이동 가능하도록 접근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3일 경북일보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0 경북포럼 위드 코로나 시대, 경북이 나아갈 방향’에서 윤대식 영남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윤대식 영남대 교수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지역발전에 왜 중요한가?’를 주제로 신공항 중요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집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향후 진정되면 동북아지역에 매우 큰 항공시장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아시아(동북아+동남아)국가 경제성장(5~8% 성장률)으로 아시아국가 항공수요가 폭발적 증가 예상 △아시아지역서 저비용항공사(LCC) 항공시장 점유율이 지속 증가한다는 것.

이런 관점에서 통합신공항이 △증가하는 아시아 항공수요를 대구·경북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해야 하고 △지역 관광자원 및 산업 인프라와 연계해 많은 외국 여행객과 화물·물류를 끌어들일 수 있는 지역발전전략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국가관문인 인천공항의 주변 물류·바이오·첨단제조업 등 발전과 국제업무지구, 공항도시가 꽃 피우는 현상에서 보듯, 최근 공항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형성되며 공항경제권이 세계 많은 국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봤다.

다른 지방공항들도 새롭게 건설될 신공항과 경쟁할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활성화를 위한 관건은 대구·경북 주요 도시로부터 30~40분 내에 접근 가능한 공항철도 건설과 접근 도로망 확충을 꼽았다.

다음으로 ‘반듯한’ 민간공항 건설을 제안했다.

통합신공항은 군사공항과 민간공항이 함께 건설되는 만큼, 3500m 활주로 1본이 민항전용 활주로로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되어야 연간 1000만~1500만 명 정도의 항공여객수요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향후 추가적인 항공수요 증가에 융통성 있게 대처할 수 있는 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판단했다.

한편 새로운 공항 건설과 관련 인프라 확충은 10년 내 추진해야 할 사업과 10~30년 사이에 추진해야 할 사업을 단계별로 구분해서 접근하는 지혜를 조언했다.

반듯한 공항의 건설은 단기간에 종결될 수 없고, 단계별 사업 추진을 통해 완성도 높은 공항의 건설과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통합신공항 건설과 연계해 대구·경북 백년대계를 고려한 지역개발 청사진을 마련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전략을 모색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23일 경북일보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0 경북포럼 위드 코로나 시대, 경북이 나아갈 방향’에서 김은수 경운대학교 산업협력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김은수 산학협력단장은 ‘경상북도 권역별 산업 및 경제전략’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 단장은 △경북도의 1인당 총생산·산업단지 ·교육 기관현황 등 산업 및 경제 현황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특이 사항으로 생산 규모에 비해 고용 규모가 다소 낮은 순위를 나타내는 것은 단순 임가공제조 현장이 집중돼 자동화로 인해 생산·수출 실적이 3~4위권임에도 불구하고 고용창출 실적이 7위권으로 낮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또 도시화 및 산업화, 저출산의 여파로 젊은 층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른 지역 발전 방안으로 ‘권역별 전략산업’, 선택과 집중을 제언했다.

경북도는 그동안 4개 권역별로 나눠 서로 연계해 발전·육성에 적합한 7개 전략 산업을 배치했었다.

70년대 산업 발전기에 국가 수출산업을 주도한 두 축인 구미·전자 국가산업단지와 포항제철이 각각 생산공장 공동화·공급과잉 등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각 산업의 발전을 견인해 줄 대표 기업(앵커 기업)이 명확하게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지역산업 및 경제 성장의 한계로 진단했다.

지금까지 정권에 따라 이름을 달리해 지역경제 발전 및 활성화를 위해 산업육성에 노력해 왔으나, 상반되게 침체의 과정을 겪게 된 결과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노력이 부족한 것도 아쉬움으로 꼽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시대를 ‘위기이자 기회’로 전망했다.

김 단장은 “생산 또는 공급자 관점에서 비대면 제조 현장은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 될 수 있다”며 “경북도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산단 사업과 이미 확산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지원 사업 및 인력 육성 등이 대표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했다.

특히 경북테크노파크 산하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를 예로 들었다. KF 94·90·AD 등 국내 최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외품 지면 류 및 마스크 전 항목 시험·검사기관으로 지정받은 곳이다. 이러한 선행적으로 구축한 시험검사 인프라는 경북 북부권 바이오백신 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좋은 경험치를 제공하는 것이며, 바이오뷰티 산업의 성공을 예상케 하는 좋은 기반이 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23일 경북일보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0 경북포럼 위드 코로나 시대, 경북이 나아갈 방향’에서 김규호 경주대학교 문화관광산업학과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마지막으로 김규호 경주대 교수는 ‘언택트 시대 경북의 문화, 관광산업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에 따른 △관광 성향 변화 △경북 등 해수욕장 이용실태 △경북지역 해양 관광 경제적 손실 및 △코로나19에 대응한 관광지 관리와 경북관광 과제 순으로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가격 대비 최대 만족을 원하는 가성비·가심(心)비를 비롯해 가시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소확행·소소한 만족의 소비와 여행트렌드로 변화됨을 꼽았다.

관광명소 등 중심의 목적지에서 마을, 골목 등 지역 주민 일상 공간으로 관광지에 대한 공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이러한 현상은 국민 여행 경험도가 높아지면서 일상에서 만나는 ‘비일상 여행’ 증가로 이어졌다.

또 ‘단순 방문보다 경험과 체험 중시’,‘65세 이상 고령자 증가로 구매력과 온라인 소비에도 능한 주역으로 부상해 100세까지 즐기는 여행 등장’,‘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삶의 만족을 추구하는 Z세대가 여행 트렌드 변화를 이끌 핵심 세대로 성장’할 것 등을 진단·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해양관광에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올해 코로나19로 전국 274개 해수욕장 중 251개만 개장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상향 조정된 8월 23일에 전체 폐장했고, 개장 기간 중 이용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60.3% 감소한 2680만 명이었다.

특히 코로나19에 인해 해수욕장 관련 경제 손실은 전체 최종수요가 5조4765억 여 원이나 줄었다고 봤다.

경북지역 해양관광 경제적 손실은 지난해 해수욕장 방문객 수는 99만 명이었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54만 명이 감소한 45만 명으로 집계됐다.

국민 1인당 1회 평균 여행경비 13만4000원을 반영한 최종수요는 723억3600만 원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에 대응한 관광지 관리와 경북관광의 과제도 내놨다.

단체와 실내서 이뤄지는 활동보다 가족 단위 소규모로 야외에서 일정한 거리 유지가 가능한 활동을 선호하는 행태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기존 즐겨 찾던 관광지는 한산한 반면, 국립공원을 비롯해 유명 산에 등산객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 관광행태가 바뀌고 있는 사례로 들었다.

감염병 전염 가능성이 덜한 야외관광 활동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 이 수요 관리는 특정한 장소와 시간대에 방문객이 몰리지 않도록 정보를 제공하거나 예약제를 도입해 관광활동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북 관광의 장점으로 우리나라에 지정된 세계유산 중 석굴암과 불국사를 비롯한 경주 역사유적지구, 하회마을과 양동마을 등과 13번째로 등재된 한국의 7개 사찰 중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14번째로 등재된 9개 서원 중 4개소가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

또 세계유산으로 가치가 인정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동시에 유교문화권·3대 문화권·경주역사문화도시조성 사업 등을 추진해 유산관광에 높은 잠재력과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 교수는 “프랑스 한 철학자가 ‘Homo Viator’라고 한 것처럼 여행은 인간의 본능적 속성이어서 코로나 19가 종식되면 여행수요는 급속도로 원래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에 대해 경북관광은 차별성과 경쟁력을 가진 유산 관광과 음식, 숙박, 주민 태도 등 관광객을 지속 유치할 수 있는 여건 개선이 과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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