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활동 자제 '신중 모드' 전망…방어권 보장 등 현안 집중할 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검찰총장이 새해 초부터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 가운데 당분간 현안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총장은 4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새해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참배에는 고검장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과 조상철 서울고검장, 대검·서울고검 사무국장 등 5명만 참여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참여 인원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대검찰청 측의 설명이지만, 윤 총장을 향한 외부 시선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윤 총장은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작년과 거의 같은 글을 남긴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조국에 헌신하신 선열의 뜻을 받들어 바른 검찰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국민과 함께’라는 표현만 빠졌다.

그의 이런 모습은 전날 발표된 대권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30.4%로 1위를 기록하면서 또다시 ‘대망론’이 불거졌다.

윤 총장의 “퇴임 후 국민께 봉사” 발언으로 촉발된 정치적 중립 논란은 “정치활동 시사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으로 일단 잠잠해진 상태다.

하지만 윤 총장이 ‘공정성을 의심받는 행위’를 했다는 비판은 여전해 윤 총장 개인이나 검찰 입장에서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윤 총장이 당분간 외부 활동이나 공개 메시지를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실제로 아직 윤 총장의 외부 공개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 대검 측의 입장이다.

윤 총장은 당분간 코로나19 상황 대응과 신년사에서 강조한 피의자 방어권 보장 등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검 실무진들은 방어권 보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침은 검찰총장 특별지시 형태로 일선 검찰청에 전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한 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할애해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형식적이 아닌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방어권 보장을 강조하면서 “피의자와 피고인에게 유리한 자료도 적극적으로 수집해 제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은 피고인의 이익을 옹호하는 검사의 객관 의무를 뜻한 것이지만 수사권 남용 등 외부 지적에 대한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윤 총장이 신년사에 피의자 방어권 보장을 강조한 만큼 올해는 관련 지침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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