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대표 "친환경 건강한 먹거리 생산 무엇보다도 중요"

이종구 영일만딸기체험농장 대표가 탐스런 무농약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세상이 움츠러드는 북극한파 속에서도 빨간 딸기는 고운 자태를 뽐내며 익어가고 있었다.

그것도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각종 병충해를 이겨낸 딸기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영하의 혹한이 가시지 않은 13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약성리 7번 국도 옆 영일만딸기체험농장에는 무농약 딸기 수확이 한창이었다.

이 농장을 운영하는 이종구 대표(54)는 경북 최초로 무농약 딸기 수경재배를 해온 선진 친환경 농업 선구자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에 아버지 이화수(87)씨 농장을 물려받아 1000평 부지에 하우스 6동을 지어 8년째 무농약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땅에서 재배하지 않고 수경재배를 하는 무농약 딸기 재배는 이 대표가 처음이다.

좋은 먹거리를 생산해야 한다는 농사 철학으로 이 대표는 숱한 시행착오와 투자 비용 등을 극복하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하게 됐다.

그동안 아내 황명수(52) 씨가 직장생활을 하며 가정을 꾸려가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오랫동안 시간적 경제적 투자를 해온 영일만딸기체험농장은 1년에 12t가량 딸기를 생산해 매출 1억 원에 순수익 5000만 원 정도 수익을 내고 있다.

8년 동안 투자치곤 그리 많지 않은 수익이다. 그것은 무농약 딸기 재배가 일이 많아 1000평 이상은 하기 힘들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하루 16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을 해야 하고 노력한 만큼 제값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동안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동안 힘을 내게 한 것은 체험객들이었다.

포항은 물론 멀리 대전과 세종시, 부산시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체험객들이 몰려온 것이다.

영일만딸기체험농장.
체험객들은 무농약 딸기가 일반 딸기보다 아삭한 맛이 좋고 특히 입안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오랫동안 향이 머물 정도로 맛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자, 2년간 체험행사를 중단했다.

이 농장 딸기는 무농약이어서 어린이나 임산부, 암 환자 등에게 인기가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대표가 평범한 농사를 포기하고 힘든 무농약 농업을 택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 이화수 씨는 지난 80년대부터 조직 배양과 키토산 딸기 재배에 성공하는 등 선도적인 농법을 선보였다.

그래서 한화 빙그레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이 대표는 아버지의 딸기농장을 물려받을 것을 결심하고 성장하면서 봐왔던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남들이 하지 않는 딸기 모종 때부터 무농약으로 재배를 하고 최근에는 고랭지 온도 실험을 하는 등 끊임없이 실험 정신으로 선진농법을 개척하고 있다.

이종구 대표는 “환경오염으로 인간의 삶이 위협받는 현실에서 무공해 친환경 먹거리 생산은 인류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됐다”며 “비록 힘들고 수익이 많지 않을지라도 건강한 먹거리가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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