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노구를 이끌고 부산 가덕도까지 내려가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적극 협조하는 것과 함께 부산~규슈 해저터널까지 덤으로 건설하자 제안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여당과 합의처리 하겠다고도 했다. 성 추행으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야당인 국민의힘까지 ‘부산시장’ 얻으려고 절차도 정당성도 없는 편들기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의 모태나 마찬가지인 경북·대구(TK) 지역민의 민심에는 일말의 배려도 없이 부산 껴안기에 급급하다. 우선 표만 되면 그들을 밀어준 지역 민심쯤은 헌신짝처럼 버려도 된다는 식이다. 지금 TK 민심은 아무리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다급하다 하더라도 이것은 너무 심하지 않나 하는 심정이다.

정부 여당이 먼저 백지화됐던 가덕도신공항 건설안을 다시 서랍 속에서 꺼내 선거용으로 공식화 하면서 영남 민심을 갈라 놓았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TK 지역민들이 전폭적으로 밀어줘서 그나마 공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국민의힘까지 가덕도신공항 공식화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당리당략이면 그들이 텃밭이라는 지역의 민심은 개의치 않고, 국익과 국가 미래에도 관심이 없는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금 TK 지역 민심은 “지금의 부산지역 민심처럼 과감하게 국민의힘을 버려야 지역이 산다”는 말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기반인 TK는 국책사업과 정부 예산은 물론 정부 고위직 인사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다. TK가 이제 이런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과감하게 국민의힘과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당은 물론 야당인 국민의힘까지 부산 편들기에 적극 나서는 것을 보면서 TK 지역민들이 큰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TK지역 출신 국회의원들 또한 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최소한 지역 출신 의원들이 나서서 지역 민심을 전달이라도 해야 하지 않는가. TK의원 25명 가운데 김상훈(대구 서구)·강대식(대구 동을)의원 단 2명만 철저한 검증과 합리적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문제점에 대해 지역 의원들이 힘을 합쳐 민심을 읽고 공동 대응 방안을 내 놓아야 마땅한 중차대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지역 민심과 상반되게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동조하기 바쁜 의원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지역 정치인들은 상실감과 허탈감만 더하고 있다. TK 지역민은 이제 과감히 국민의힘을 손절해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