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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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북 23개 시·군 중 21곳의 인구가 줄었다. 대표적인 산업도시 포항·구미시의 인구도 급속하게 줄고 있다. 1월 말 기준 포항시 주민등록 인구는 50만2736명이다. 1년 전보다 3400명이 줄었다. 월 평균 300명의 인구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쯤이면 포항시 인구가 50만 명 아래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높다. 

포항시가 인구 50만 명을 유지하지 못하면 현재 47%인 정부 교부금이 27%로 줄고, 남구와 북구 두 개의 구청도 폐지해야 된다. 이렇다 보니 포항시가 다급해졌다. 포항에 살고 있으면서 주소를 외지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포항으로 주소를 옮겨 줄 것을 호소하는 ‘포항사랑주소갖기’ 운동을 펴고 있다. ‘사랑’이라는 따뜻한 단어까지 넣은 플래카드가 시내 곳곳에 나붙었다.

하지만 이런 캠페인으로 인구가 얼마나 늘어날지 의문이다. 포항 산업인력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는 오천지역의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만 봐도 주소 갖기 정도로는 인구감소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항시의 대책과는 대조적인 곳이 있다. 의성군이다. 의성군의 인구 늘리기는 단순히 ‘정주인구’나 ‘교류인구’ 늘리기 차원이 아니다. 지역과 밀접한 관계 형성을 통한 ‘관계인구’ 늘리기다. ‘의성에서 살아보기’를 통해 청년들을 끌어들이는 사업이다. 

지난해 1, 2기 각각 15명씩을 선발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2기 15명을 뽑는 ‘청춘구 행복동’ 입주 신청에 전국에서 청년 111명이 지원해 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기 참가자 15명 중 60%인 9명이 의성에 정착해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의성군 ‘청춘구 행복동’처럼 일본에서도 니이가타현의 ‘고향학습 체험’, 나가노현의 ‘산촌유학’, 아키타현의 ‘전통가옥 만들기’ 등이 성공 사례다. 포항시나 구미시 등 경북의 시군들도 ‘관계인구’ 늘리기를 적극 도입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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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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