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희 안동시여성단체협의회장

코로나19가 3차 유행의 정점을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모두가 조심해야 할 것이다.

수도권에서 3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에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이 병상이 없어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집에서 병상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다가 사망했다는 신문기사를 봤다. 가장 많은 의료기관이 밀집되어 있고 최고수준의 대학병원이 즐비한 수도권에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민간병원은 많지만 감염병 등으로 인한 국가적 재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이 많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공공병원은 221개로 전체 의료기관수 대비 5.5%에 불과하고 병상 수 기준으로도 9.6%에 그친다고 하며, 이는 OECD 국가 평균의 1/10 수준이고 이마저도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고 한다.

그런데,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환자 치료의 80%를 10%도 안 되는 공공병원이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놀랍기도 하면서 또한 안타깝기도 하다.

사실 그동안 공공병원은 낙후된 시설, 질 낮은 의료서비스, 비효율적 운영 등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사는 지역에 있는 공공병원인 ‘안동의료원’은 최근 시설·장비·서비스 질 등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 시민들의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지역 환자는 물론이고, 인근 시·군의 환자들이 이송되어 치료를 받는 등 지역 거점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너무나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하니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으로서 마음이 든든하고 또한 자부심도 느낀다.

앞으로 코로나19 4차, 5차 대유행이 올 수 있고, 또 다른 감염병이 발생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비하여 국민들은 마스크 쓰기, 손 씻기, 거리 두기 등 생활 속 방역지침을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하겠다.

정부는 모든 국민들이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공공의료기관을 서둘러서 확충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공공의료기관은 시설·장비 등을 현대화하는 등 주민들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공공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은 빨리 개설하여 감염병 등의 위험에 대비함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이면 전국 어디에 거주하더라도 보편적 건강보장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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